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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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2호 목차 › 성경 에세이

더딜지라도 못 이룰 것은 없다

572호 · 2011-02-11

아들아,

사람들은 아비더러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이라고도 하고, 너무 더디다고도 하지. 어쩌면 너도 그렇게 생각할는지 모르겠구나. 그러나 분명히 말하지만 아비는 비록 더딜지언정 뒤로 물러난 적은 없었다.

아비는 속도에 집착하지 않는단다. 그것보다는 어떻게 가느냐, 어디를 가느냐를 중요시한단다. 아비가 60여년을 살아보니까 빠른 것이 꼭 이기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구나. 빠르게 가다보면 주마간산(走馬看山)격이 되어 놓치는 것이 많을 수 있기 때문이란다.

더디 가더라도 물러나지만 않는다면 시간과 때만 남은 것 아니겠니? 그런데 성경에는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는 자는 여호와시니라”(잠16:9)고 말씀하셨지. 이 말씀은 사람이 조급을 떨지라도 결국 성취의 때를 주관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라는 거란다. 그것이 내가 조급하지 않는 이유란다. 그저 우리는 하나님의 방법대로, 하나님이 원하시는 길로 가기만 하면 되는 거야.

사람들은 거꾸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하지만 아비는 그렇게 살지 않기로 작심했단다. 사실 올림픽 공원에 입성할 때 많은 사람들이 아비에게 이렇게 말했지. “300억을 준다는 사람이 있는데, 왜 굳이 왜 사서 고생이냐?”고. 그들은 지름길이 있는데 돌아가는 아비의 처사가 무척 답답했을 거다. 그러나 아무리 지름길이라도 그것이 하나님의 방법이 아니라면 그것은 삼천포로 빠지는 것 아니겠니?

아들아,

육상선수가 아무리 빨리 달려도 트랙 밖으로 나가면 아무 소용없고, 마라톤 선수가 코스 외에 길로 아무리 빨리 가도 도루묵이듯, 승패는 속도와 상관없이 어쩌면 정도(正道)의 문제일 수 있기 때문이야. 또한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이 승자는 빨리 달리는 자가 아니라 꾸준히 달리는 자, 뒤로 물러나지 않는 자의 것이라고 아비는 생각한다.

주의 길을 따라 가는 것이 어쩌면 인간의 눈으로 볼 때는 미련하게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주님은 그 미련하게 보이는 것들을 들어 지혜롭다고 하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는 분이니, 너는 빨리 가는 것보다 잘 가는 것이 중요하고, 빨리 가는 것보다 꾸준히 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게 여겨라. 이제라도 속전속결보다 느림의 미학을 배워라.

“우리는 뒤로 물러가 침륜에 빠질 자가 아니요 오직 영혼을 구원함에 이르는 믿음을 가진 자니라”(히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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