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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호 목차 › 세상을 보는 창

목적의식은 한계를 뛰어 넘는다

233호 · 2004-08-11

통일 독일의 수도 베를린, 동서 이념의 종언을 고한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는 동서분단의 아픔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장벽의 앙금들이 아직도 남아 그 암울했던 시절의 참담함을 그대로 웅변해 주고 있다. 영문도 모른 채 동서로 갈린 후 사랑하는 가족끼리 헤어져 서로 만나지도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역사의 아이러니가 그대로 녹아있다. 당시의 상황들을 사진과 조각들로 재현해 놓은 전시장 안에는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도 없지만 그 추악했던 역사의 파편들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값진 경험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무엇보다 그곳에서 우리의 가슴을 울리는 장면들은 생사를 걸고 자유를 찾아, 가족의 품을 찾아 장벽을 넘어 탈출해 온 사람들의 기록이다. 온갖 아이디어가 속출했고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아니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은 방법을 동원하여 탈출에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사진과 재현된 조형물들로 발견할 때의 느낌이란 충격을 넘어 인간한계를 가늠할 수 없는 전율이었다. 장벽을 넘다 무수한 사람들이 운명을 달리했다.

그들은 아주 단순한 방법으로 장벽을 넘다 희생된 사람들이다. 그러나 장벽 밑을 수개월동안 파 들어가 넘어온 사람들, 비행선을 띄워 넘어온 사람, 밧줄을 연결하여 넘어온 사람, 차량 안에 지극히 좁은 공간에 숨어들어 넘어온 사람, 가방 두 개를 연결하여 그 속에 숨어 넘어온 사람, 정말 그 사진들을 보면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 생에 대한 치열한 몸부림으로 한계를 넘어 생존했던 그 사람들에게 그저 머리가 숙여질 따름이다.

2차 대전 당시 유태인 대학살의 기록들을 보아도 그 참담하고 암울한 환경을 뛰어넘어 살기 위해 치열하게 싸워왔던 흔적을 역력히 볼 수 있다. 그러한 생에 대한 지극한 사랑과 긍정이 인간한계를 뛰어넘어 무한한 능력을 발휘하게 하는 것이다.

당신은 지금 어떠한 생각으로 오늘을 살고 있는가!

무수한 믿음의 선친들이 피 흘려 순교하며 지키려했던 것, 우리의 독립운동가들이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자세로 지키려 했던 것, 우리의 민주인사들이 투옥과 고문을 이겨내며 갈망했던 것들이 무엇이었나, 광복절에 즈음하여 우리가 곰곰이 되새겨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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