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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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펀지 사세요

222호 · 2004-05-27

스턴트맨들이 몇 층 되는 높이에서 뛰어내리거나 위험한 장면을 연출할 때면 바닥에 넓고 두꺼운 스펀지가 준비되어 있는 것을 봅니다. 스펀지 위로 뛰어내려 충격을 줄이고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지요.

세상을 산다는 것은 어쩌면 스턴트맨으로 살아야 하는 건지도 모릅니다. 위험한 일이 많고, 아슬아슬한 순간도 많은 것이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 가정이 스펀지가 되어 준다면 담대히 뛰어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포근하고 푹신하고 안락한 가정이 안전망이 되어 준다면, 까짓 세상 두려울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아내가 스펀지가 된다면 남편이 세상 무서울 게 뭐 있겠습니까? 힘들면 뛰어내리면 되고, 혹 실수해서 떨어져도 받아줄 스펀지가 있는데. 남편이 스펀지가 되어 준다면 아내가 어디 세상으로 튕겨나가겠습니까? 남편이 용수철이 되어 받아 치니까 튕겨나가는 겁니다. 서로를 탓하지 말고 내가 스펀지가 되면 가정이 조용합니다. 스펀지 위에서 뛰어 보세요. 절대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물이나 커피를 쏟았을 때 다른 걸로 닦는 것보다 스펀지가 낫습니다. 여러 개 걸레보다 스펀지 한 조각이면 해결되거든요. 살다보면 때론 눈물도 흘릴 수 있고, 더 짙은 피눈물을 흘릴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당신이 스펀지라면 아무 문제가 될 게 없습니다. 눈물을 닦아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 그것은 행복이거든요.

아무 말 없이 눈물을 닦아주고 콧물을 닦아 주는 건 말할 수 없는 위로가 됩니다. 그러나 아내가 삼베 조각 같아 남편의 눈물을 닦아 주지 못하면 남편은 다른 여인의 치마폭에다 눈물을 닦는 수가 있습니다. 남편이 나일론 같아 아내의 콧물을 닦아주지 않으면 다른 남정네의 넥타이에 눈물, 콧물을 닦는 변이 생깁니다. 서로를 나무라지 말고 내가 스펀지가 되어 그대의 눈에서 흐르는 닭똥 같은 눈물을 닦아 주면 가정이 이내 아름다워 질 겁니다.

설거지를 할 때 스펀지에 세제를 묻히면 거품이 풍성해집니다. 당신이 스펀지가 되면 가정이 화목하게 부풀어 오를 겁니다. 아내가 스펀지가 된다면 알뜰살뜰 가계가 살아날 겁니다. 남편도 스펀지가 되면 밖에다 내다 버리는 일은 없을 테니 부자 되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네가 먼저 스펀지가 되라’고 싸우지 말고 내가 먼저 스펀지가 되면 가정이 아름답고 화목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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