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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호 목차 › 옹달샘

사 랑

213호 · 2004-03-26

사랑!

사랑도 나이가 드는가 보다. 세월만큼 그 폭이 깊어지고 살아온 햇수만큼이나 깊이를 더해진 것 같다.

사랑을 감히 정의하자면 나는 삶의 형용사(形容詞)라고 하고 싶다. 아름다운 삶을 구사하게 해주고, 눈물이 나도록 기쁘게 해주며, 솜사탕처럼 달콤하게 삶을 표현해주는 수식어 말이다. 건조한 삶에 물이 되어 주고, 벗은 인생에 화려한 옷이 되어 주는 것, 바로 사랑이다.

뜨거운 태양이 작열할 때 나무아래서 잠시 쉼을 얻고, 예상치 못한 소나기가 내릴 때 지나가는 낯모른 자의 우산 속 같은 것이다. 때론 재스민 향기같이 이채롭게 다가오고, 때론 은은한 녹차의 향과 같고, 그리고 때론 진한 커피 향으로 오지만 사랑은 분명 삶을 여유롭게 녹여주는 아름다운 것임을 부인할 수 없다. 성경은 오래 참는 사랑, 온유한 사랑, 자랑하지 않는 사랑, 무례히 행치 않는 사랑을 말하고 있다.

형용사 없는 명사가 단조롭듯 사랑이 없는 인생은 잎 없이 마른 가지만 뻗은 나무 같아 너무 밋밋할 것 같다.

또 사랑은 동사(動詞)다. 이것은 한 광고 문구이기도 하다. 분명 사랑은 움직여 보여주는 활동성 있는 것임에 틀림없다. 단지 말로 표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 그림이 컴퓨터 그래픽 화(化)되어 동영상화 되는 것처럼 막연한 것이 실체가 되는 것, 그것이 사랑 아닐까.

주님은 배고픈 자에게 배부르라고 말씀만 하신 것이 아니라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다섯 개로 배부르게 하셨으며, 아픈 자를 찾아가 고치셨고, 외로운 자의 친구가 되어 그들을 위로해 주셨다. 그리고 죽을 수밖에 없는 자들을 위하여 대신 죽어주시어 움직이는 참 사랑을 몸소 실천하셨다.

사랑, 그것이 메아리마냥 공허한 것이라면 아무 것도 아니다. 사랑은 실질적인 것, 구체화된 것이라야 한다. 흘러가는 물이 아니라 물줄기를 끌어들여 논에 대는 것, 그래서 삶을 기름지고 풍성하게 해야 하는 것이 사랑이다. 주님이 이 땅에 오신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사랑을 눈으로 보게 하시고, 귀로 듣게 하시며, 만져 느끼게 하시려고 육신을 입고 오신 것이다. 하나님의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거듭난 자의 입증은 곧 사랑하며 사는 삶, 사랑을 실천하는 삶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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