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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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경 제 닭 잡아먹지 말자

212호 · 2004-03-17

1948년 정부수립 이후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라는 대통령 탄핵이 국회에서 가결되며 국가적 위기를 맞고 있다고 아우성이다. 정치 불안은 곧 국가 신인도에 영향을 끼쳐 경제 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다.

국민은 지속되는 경제침체 속에 기운을 차릴 겨를도 없이 정치권의 태풍에 그저 좌불안석이다. 한국정치, 특히 국회의 모습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번 사태의 파장은 결코 작지 않다. 국론분열의 조짐마저 보이는 작금의 상황을 볼 때, 바짝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큰 국가적 위기를 모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을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민주화의 발전과정에 우리가 지불해야 할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썩은 것을 도려내는 개혁의 과정이요, 권위주의가 종식되며 3권이 분립되는 계기이며, 법치가 뿌리내리는 발전의 기틀이 마련되고 있다고 믿는다. 문제는 이러한 과정에 우리가 쓸데없는 분열과 다툼으로 에너지를 낭비하는 우(愚)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스스로 분쟁하는 나라는 멸망할 수밖에 없고 이는 주변 열강에게 어부지리를 안기는 어리석은 짓이다.

곧 소경 제 닭 잡아먹는 격이 아닐 수 없다. 사고를 합리적으로 했으면 행동도 합리적으로 해야 마땅하다. 충동적인 행동은 국가발전, 사회통합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5·6공 시절 우리가 숱하게 겪은 화염병과 최루탄이 다시 등장하여 자중지란이 일어나면 마치 바람 빠진 풍선처럼 이 나라는 무너지고 만다. 타이어 펑크가 난 차가 어찌 질주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늘 국가의 문제는 통치권자의 문제라고 지적해왔다. 그렇다고 그 통치권자를 선출하여 권력을 위임한 우리 국민의 책임 또한 면제되지 않는다. 이는 누구의 잘못이라고 손가락질하기에 앞서 차제에 이 위기를 국가 대혁신이라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함이 마땅하다.

국민 개개인에게 마이크를 들이대고 질문하면 모두가 참으로 애국자요, 대의를 생각하는 자세를 보이지만 집단의 이익에 부딪치면 어김없이 국가나 대의보다는 집단 이기주의에 매몰되는 개인들을 본다. 그런 국민이 그런 정치를 낳는 것이 아니겠는가! 정치인들이 국가적 이익이나 국민의 안위보다는 당리당략에 집착하는 것도 다 그런 의식에서 비롯된 당연한 귀결이다.

지금 우리에게 닥친 위기를 재앙으로 몰고 가서는 안 된다. 이를 에너지 삼아 과거의 모든 구습, 악습을 털어내고 깨끗하고 투명한 사회를 건설하여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힘찬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물리적 힘으로 모든 일을 해결하려는 구태는 버려야 한다. 대화와 토론, 타협을 통해 서로가 함께 공존하고 함께 승리하는 길을 모색하는 보다 선진화된 민주주의를 만들어가야 한다.

합의를 통해 이루어낸 결과에 피차가 승복하고 발전을 모색해 가는 자세가 민주주의를 가꾸어가는 기본자세가 아니겠는가! 이제 모든 흥분을 가라앉히고 냉정하고 이성적인 자세로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리자. 그리고 다음달의 총선에 적극 참여하여 분명한 민의(民意)를 표출하자. 비판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진정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정치인을 만들어내는 것이 민주시민의 책무요, 또한 권리이다. 더 이상 지역감정이나 혈연, 학연에 휘둘려선 안 된다. 지금까지 무수히 보고 겪은 바가 아닌가! 이대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 변화해야 한다. 국민의식의 성숙 없이는 선진화된 민주주의를 맛볼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크리스천들의 책무가 막중하다. 국가를 위해, 통치권자와 위정자들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라고 애국가를 부르며 지켜온 나라이다. 수많은 압제와 싸우며 피 흘려 보존해 온 우리 대한민국인 것이다. 순국선열의 피, 순교자의 피로 얼룩진 이 땅, 비록 지극히 작은 나라이지만 하나님께서 사랑하사 세계 선교의 중추로 쓰임 받고 있는 나라이다. 정직하고 성실한 크리스천들이 일어나 이 나라를 바로 세워야 할 때이다. 하나님은 오래 참으시나 영원히 참지 않으신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위기는 곧 기회다. 전화위복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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