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서는 늙은 낙타를 타라
젊은 보석 세공사는 너무도 기뻤다. 마치 심마니가 산삼을 얻은 듯이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다이아몬드 원석을 채취했으니 이것으로 멋지게 세공해 내면 엄청난 부와 명성이 바로 내 손안에 있는 것 아닌가? 그는 몇 날 밤을 새워가며 명작을 만들고자 부심하였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안되려면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더니, 그만 힘을 너무 주는 바람에 그 원석 한 가운데에 깊게 칼자국이 나고 만 것이다. 정말 통곡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러나 어쩌랴? 그는 많은 전문가를 두루 찾아다니며 자문을 구하였으나 모두가 혀를 끌끌찰 뿐이었다. “잘라서 두 개를 만들게. 아니면 더 작은 작품을 만들던지.” 하며 위로만 건넸다.
상심해 있는 그에게 누군가 말했다. “지금은 초야에 묻혀 계시지만 왕년엔 이 바닥에서 명성이 자자했지. 그 노인네를 한번 찾아가 보던지….” 정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묻고 또 묻기를 거듭한 끝에 그 노인이 산다는 깊은 산골 우거에 도착하였다. 밤이 늦은 시각인지라 만나기를 꺼려하는 노인의 박대를 무릅쓰고 조르고 또 졸라 노인 앞에 그 문제의 원석을 내놓았다. 노인은 엷은 미소를 띠며 “젊은이, 욕심이 과했구먼. 그런데 이걸 나에게 사흘 간 맡길 수 있겠나?”라고 묻는다. 아니, 지금 무언들 마다하겠는가? “예, 제발 부탁드립니다.”
사흘 후 다시 그곳을 찾았다. 노인은 젊은이를 앉혀놓고 “자넨 성공할 수 있네. 신뢰보다 무서운 것이 없지. 자네는 나를 믿고 다이아몬드 원석을 맡겨주었으니 나도 그 믿음에 답할 수밖에. 자, 앞으로는 욕심을 버리고 명작을 만들어내기 바라네.” 노인이 펼쳐놓은 종이 위에는 참으로 믿기 힘든 장미꽃이 빛나고 있었다. 노인은 그 흠집을 이용하여 다이아 원석을 멋진 장미 다이아로 세공해 낸 것이다.
경험을 능가할 지식은 없다. 젊은 패기로 세계를 정복할 수 있을지 모르나 세계를 통치할 수는 없다. 솔로몬의 아들 르호보암이 노정객의 말을 따랐다면 나라가 갈리는 비극은 없었을 것이다. 명의는 오랠수록 용하다고 하지 않는가? 명판사도 오랜 관록을 가진 자이다. 한 가정이 바로 서려면 노부모가 계셔야 한다. 백전노장, 이는 경험이 붙여준 또 다른 이름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