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소와 연기는 다르다
5월 20일 오후 3시, 우리는 국가와 민족을 위한 평화통일 기도성회를 서울시청광장에서 가질 예정이었다.
그런데 산상집회 전, 우리는 서울시로부터 긴급한 협조요청을 받았다. 서울광장에 이번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희생한 자들을 위한 합동분향소를 마련할 예정이니 양해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나는 이 요청을 받고 기도했다. 그리고 이렇게 결론을 냈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이 국가를 위한 일일진대, 국가의 요청에 내 주장만 해서는 안 된다고. 더욱이 이번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족을 위한 일에 대한의 국민으로서 할 일이 있다면 당연히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다만 내가 염려하는 것은 행여나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자들이 있을까 하는 것이다. ‘취소하시는 거야?, ‘혹시 서울시의 허락이 없었던 거 아냐?’ 믿음이 떨어지면 오해라는 악성종양이 독버섯처럼 자란다. 부정적인 생각은 곧 악성종양이다. 악성종양이 사람을 죽이는 괴물이듯, 부정적인 생각 또한 사람을 죽이고 말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이 집회가 취소되었음을 공지하는 것이 아니라 연기되었음을 알리는 것이다. 취소란 그 일에 가치가 상실되어 그 일을 아예 없애버리는 것을 말하지만, 연기란 그 가치가 여전하나 다만 여건상 잠시 뒤로 미루는 것으로 분명히 다르다.
30년 목회 하는 동안 내가 경험한 하나님은 늘 더 좋은 것으로 주시는 분이시며,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분이셨다. 또한 1992년 메인스타디움 집회도 잠시 늦추셔서 더 완벽한 집회를 가진 경험이 내게 있다. 그래서 나는 감사할 뿐이다. 이번에도 연기하는 덕분에 더 기도하고, 더 완벽히 준비하여 마침내 은혜롭고 아름다운 성회가 되리라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