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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0호 목차 › 객원컬럼

깨달으면 복이다

740호 · 2014-05-02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참으로 애통하고 황당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 선장과 배를 다루는 선원 전원이 첫 번째로 구조되었다는 소식에 더욱 어안이 벙벙하다. 배가 좌초되어 침몰하고 있을 때 가장 필요했던 인물들이 모두 배를 떠난 것이다. 수없는 생명들을 배 안에 두고.

모르긴 해도 그들은 평상시에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고, 자신들도 어느 정도 인생의 자부심과 명예를 가지고 살았을 사람들이리라. 그러나 그들은 생사의 갈림길에서 모두가 살아야겠다는 본능적이고 반사적인 생각에 사로잡힌 것이다. 단 한 사람도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 사람이 없었다. 자신들의 사명과 명예를 생각한 사람이 없었다. “선장님, 이건 아닙니다.”, 혹은 “저는 남겠습니다.” 라고….

나도 저런 상황에 처한다면 저렇게 본능적이 될까? 그럴 수 없다고, 말도 안 된다고 속으로 답한다. 그런데 성경의 위대한 인물들도 그랬었다. 위대한 다윗도 밧세바라는 여인의 목욕하는 모습을 보고 본능적 실수를 저질렀고, 수제자 베드로도 스승의 죽음 앞에서 3번씩이나 그를 모른다고 본능적으로 부인했다. 그러나 그들이 다른 점은 곧 깨닫고 돌이켜 새사람이 되었다는 것이다.

인간과 짐승이 달라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본능적 행동을 이길 수 있는 의식구조가 필요하다. 비상상황 때 본능적으로 행동하지 않으려면 평상시에 의도적으로 자신이 감당해야 할 사명을 생각 속에 반복적으로 각인시켜야 한다. 다시 말하면 자신을 세뇌시켜서 위기 때 사명감을 발동시켜 본능적인 행동을 하지 않도록 훈련시켜 놔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늘 기도로 준비해야 한다. 평상시에 삶 속에서 지극히 작은 일에도 그렇게 살 수 있도록 행동하는 습관을 들여가면서.

모 교회에서 성전건축을 한다니까 교회 중추적인 인물이 슬쩍 피해 딴 교회로 갔단 이야기를 들었다. 온 세상 교회 짓는 데마다 가서 도와주는 것도 아니고 자기 다니던 교회 건축하자는 것인데…. 부모님 모실 기회가 오니까 처자식 데리고 온데간데없이 잠적해버린 후배 이야기도 들었다. 남의 부모 모시자는 것도 아니고 저를 낳고 길러주신 어머니 모시자는 것인데….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위기가 와야 알 수 있는 것이다. 진짜는 위기 때 진가를 발휘한다. 목숨을 버려가며 학생들을 구한 선실 승무원, 사무장, 교사들 이야기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믿음의 많은 선친들도 위기 때 자신들의 신앙을 멋지게 보여주었다. 아브라함은 이삭을 바치라 할 때 당당하게 하나님 편에 섰고, 욥도 극한 고난 속에서 하나님을 찬송하며 자신이 진짜임을 증명했다. 다니엘도, 세 친구 사드락, 메삭, 아벳느고도 죽음 앞에서 당당하게 목숨을 버려가며 자신들이 하나님 편에 섰음을 보여주었다. 위기를 자신들의 믿음을 보일 수 있는 멋진 기회로 삼은 것이다. 우리도 늘 깨어 준비하자.

위기가 오면 멋지게 승리하는 주의 종들과 성도들이 되기를 기원하며.

이시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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