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가야 멀리 간다
농협, 서울우유, 썬키스트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바로 ‘협동조합’이라는 점이다. 협동조합이란 조합원들이 함께 힘을 모아 기업을 운영하는 형태로 몇몇 주주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주식회사와 달리 적은 이윤일지라도 조합원 다수의 상생(相生)과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경제모델의 대안으로 손꼽히고 있다.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가려면 함께 가라’는 속담처럼, 설령 이익이 적고 많은 이들의 의견을 수렴하느라 성장속도가 다소 느려보여도 서로 힘을 보태며 함께하는 협동조합의 경영방식은 성경의 가르침과도 매우 흡사하다.
이러한 협동조합의 원리와 성경의 교차점을 묵상하는 가운데, 나는 예전에 우연찮게 만난 한 그리스도인이 생각났다. 그는 하나님께 많은 능력을 받고 믿음이 충만함에도 교회에 출석하기보다 나 홀로 신앙을 고집하는 사람이었다.
이유를 묻자 교회에 나가거나 부서에서 활동을 하면, 나보다 믿음이 적은 사람들은 믿음이 적음으로 자신을 할퀴고, 나보다 믿음이 좋은 사람들은 자신의 부족함이 비교되어 마음이 불편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과 단 둘이서만 교제하는 것이 여러모로 효율적이니 굳이 교회에 출석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나는 몇몇 말씀을 소개하며 그를 권고했다. ‘소가 없으면 구유는 깨끗하려니와 소의 힘으로 얻는 것이 많다(잠14:4)’는 말씀처럼, 나를 할퀴는 연약한 믿음의 성도가 당장은 나를 아프게 하는 것 같아도 그 영혼들을 섬기는 기회를 통해 우리가 비로소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릴만한 사랑과 인내, 섬김을 배우는 계기가 될 것이며, 그렇게 섬긴 성도가 변화되어 교회에 얼마나 많은 선한 일을 감당할 것인지, 그리고 그를 섬기며 받은 상처들이야말로 곧 천국에서 주께 보여드릴 만한 거룩한 상처가 아닌가.
자신을 핍박하며 자신을 믿는 자녀들을 죽이기까지 하던 바울을 예수께서 용납하시고 변화시키시자 얼마나 많은 이방인들이 예수께로 돌아왔으며, 바울 역시 바나바와 헤어지면서까지 동행을 거부했던 마가가 나중에는 바울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된 것처럼, 우리가 인내하므로 상대를 용납하고 협력하면 언젠가는 서로를 빛낼 든든한 파트너가 된다.
또한,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능히 당하나니 삼겹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전4:12)’는 말씀처럼 환란과 핍박, 때론 부유함과 평안함으로 찾아오는 시험들 속에 함께 신앙을 나눌 친구, 나를 옳은 길로 채찍질해줄 교역자가 없다면 언젠가는 곁길로 나가거나 쓰러질 것이다.
예수님은 혼자서도 충분히 완벽하셨지만 12사도들을 모으셨고, 바울도 디모데, 브루스길라와 아굴라 같은 믿음의 자녀들을 기도로 낳았으며, 하나님께서도 열두 영도 더되는 천사들을 부려 악의 영들을 멸할 수 있음에도 죄 많은 우리를 그분의 자녀이자 거룩한 군대로 부르시고 동역하고 계시지 않은가?
혹시 이 글을 읽는 성도들 중에도 믿음이 있으면서도 교회의 울타리가 부담스럽게 느껴지고, 부서에 소속되는 신앙생활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지는 분들이 있다면,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권면하고 싶다.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공동체, 부서, 동역자, 교역자들이야 말로 우리를 사랑하시고 성장시키시기 위한 하나님의 귀한 선물이요, 하나님의 선한 일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것이야 말로 진짜 1등 성도의 모습이라고 말이다.
하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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