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기도의 축복
나는 32세에 하나님을 만나 지금까지 26년째 주의 종의 삶을 살고 있다. 주의 종이니 기도는 자연스럽게 삶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나는 늘 저녁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 하루 2시간씩 기도해왔다. 그것은 나의 변함없는 삶의 축이었다. 그러다보니 우리 가정도 자연스럽게 나의 삶의 틀에 맞춰 지내왔다. 우리 가정의 취침시간은 늘 새벽 3~4시 사이다. 거의 26년을 그렇게 지내왔다.
그런데 갑자기 신년 들어 목사님께서 새벽기도를 하라고 하셨다. 이젠 3~4시에 취침이 아니라 기상을 해야 한다. 요즘 우리 가정은 26년간 몸에 밴 삶을 재정비하느라 매우 어수선하다. 26년간의 맞춰졌던 틀을 다시 짜야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적어도 12시 전에는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일찍 자는 것이 이렇게 생소한 일인지 몰랐다.
한 달쯤 지난 지금은 괘종시계 울리기 전에 일어난 적도 몇 번 있다. 아주 조금씩 적응되어 가는 것 같다. 곧 총회장 목사님처럼 시간되면 자동으로 일어나겠지. 하긴 총회장 목사님도 처음에는 사발시계를 틀어놓고 주무셨다고 했으니까.
그러나 한편으로는 큰 기쁨이 생겼다. 귀한 것 한 가지를 체험했기 때문이다. 나의 고착된 사고의 틀을 깨트린 것이다. 원래 ‘나는 올빼미 체질이라 철야는 해도 새벽기도는 못해’ 하며 늘 밤 기도에 목을 매고 살았는데, 올빼미를 죽이고 종달새가 되어 새벽에 일어나 지지배배 노래하는 나를 보고 있는 것이다. 내가 생각해도 기특하다. 절대 못할 줄 알았는데…. 고착된 사고, 깨뜨리기가 어렵다. 그러나 어려운 것일 뿐 안 되는 것은 아니다. 하면 된다. 실제로 해보니 그렇게 큰일도 아니다.
오늘 새벽기도 때, “하나님, 나 뭐 좀 다른 거 깰 거 없나요? 고착된 사고나 틀에 박힌 생각 같은 거 말이에요. 참 재미있네요.” 하며 기도하기도 했다. 정말 틀을 바꾼다는 것은 흥미진진하여 해볼 만한 일이다.
싱가포르에 여러 차례 갈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참으로 놀라운 것은 30년 전과 지금은 완전히 딴 나라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30년 전의 싱가포르는 그 당시 한국인 젊은이의 눈에도 참으로 보잘 것 없는 나라였고, 이 나라는 무얼 해서 먹고 사나 걱정할 정도로 대책이 없어 보이는 나라였다.
땅덩어리는 작고 중소가내수공업 정도가 그 나라의 자랑거리였으니까. 그러나 지금은 그때와는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해야 맞을까? 싱가포르는 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나라로 바뀌었다. 지금은 농사나 가내수공업 같은 것은 아예 사라져 버렸다. 그 배경에는 이광요라는 걸출한 지도자가 있었는데, 그의 가장 혁신적인 결단은 국어를 중국어나 말레이어에서 영어로 바꾼 일이다.
많은 반대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그는 끈질기게 설득하고 밀어붙였다. 그래서 지금은 모든 국민이 영어와 중국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하게 되었고, 세계 어디에 내어놔도 당당하고 경쟁력 있는 국민을 만들어놓았다. 이것이 오늘의 싱가포르를 만든 결정적 계기가 되었고, 지금은 아시아 주변국에서 영어와 중국어를 배우려는 젊은이들이 줄을 잇는 영어수출국이 되었다.
이처럼 고착된 사고의 틀을 깨지 않고는 발전하기 어렵다. 계란껍질을 깨지 않고는 그 속에 백날을 있어도 병아리는 바깥세상을 모른다. 지난 주 JC 아카데미 주최 젊은이들을 위한 비전 세미나에서 목사님은 햄버거가 꼭 동그래야 한다는 고정된 생각을 깨라고 말씀하셨다. 바로 그거다.
새벽에 기도하니 참 좋다. 아침 일찍 기도하고 성경도 보고 운동도 하고…. 하루에 꼭 해야 할 일들을 아침 일찍 끝내고나니 무슨 큰일이나 한 것처럼 하루 종일 뿌듯하다.
사실 밤 기도는 하루 종일 육체를 끌고 다닌 후라 지치기 일쑤고, 무슨 일이라도 있으면 정말 기도시간 맞추기도 어렵다. 여러 가지 제약조건들이 많이 있는데, 새벽은 호젓하니 정말 좋다. 예수님도 새벽미명에 기도하셨고, 모세도 여호수아도 다윗도 새벽에 기도했다. 홍해도 새벽에 갈라졌고, 여리고 성도 새벽에 무너뜨리셨다. 주님도 새벽에 부활하셨다. 나도 새벽에 내게 펼쳐질 하나님의 계획을 기대한다.
세상에도 성공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새벽형 사람들이다. 잃어버렸던 새벽을 찾아주신 하나님과 목사님께 참으로 감사한다. 새벽을 깨우는 사람들에게 주님의 응답과 크신 은혜가 넘치길 바라며.
“새벽에 하나님이 도우시리니”(시46:5).
“내가 새벽을 깨우리로다”(시57:8).
이시대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