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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4호 목차 › 선교기행

첫 마음이 끝까지 가야 성공한다

664호 · 2012-11-16

천국잔치를 배설하는 자가 명심해야할 점이 있다.

부흥강사를 초청하고 집회를 준비할 때까지만 해도 그는 영혼을 구원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명령을 수행한다는 순수한 열정에 ‘하나님이 다 채워주실 거야’ 하며 들떠서는 앞뒤 생각할 겨를이 없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들인 돈에 비해 도무지 적자가 메워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슬슬 처음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러면 그 때부터 그는 악한 마귀의 밥이 되고 만다. 집회 기간에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도, 함께 도운 자들에 대한 감사도, 부흥강사에 대한 예의도 다 깡그리 잊은 채, 돈에만 잔뜩 신경을 쓰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처음의 열정이나 순수성은 다 빛을 잃고 복음 장사꾼으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성령으로 시작했으면 끝까지 성령으로 마쳐야 한다. “너희가 이같이 어리석으냐 성령으로 시작하였다가 이제는 육체로 마치겠느냐”(갈3:3). 설령 쪽박을 차게 될지언정,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길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런데 허다한 주의 종들이 이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는 것을 본다.

산티아고(San-tiago) 목사 역시 이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 듯싶었다. 공항에 많은 성도들을 이끌고 나와 열렬한 환영을 해줄 때까지만 해도 그의 마음은 성령으로 불붙고 있었음이 분명했다. 그런데 집회가 진행될수록 예상보다 적자가 메워지지 않았나보다. 그가 정말 하나님의 영으로 충만했다면, 돈보다는 집회 때마다 성령으로 역사해주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에 눈물로 감사했을 텐데, 참으로 안타까운 대목이었다.

초청한 강사가 집회를 마치고 떠나는데 주관 목사가 미리 와서 인사도 하고 공항까지 배웅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처사이겠지만, 그는 어디서도 보이지 않았다. 나중에 공항으로 오겠다고 했단다. 목사님은 어찌된 일인지 빨리 게이트로 가자고 하신다. 라구나(Laguna) 선교사만 남겨두고 우리는 모두 검색대를 통과하여 게이트로 향했다. 나중에 들어온 라구나가 한숨을 쉬며 말한다.

“목사님이 미리 들어가신 것이 하나님의 뜻이었습니다. 산티아고 목사가 제 정신이 아닌 듯 했어요. 계속 돈 얘기만 하며 불평불만을 쏟아내더군요. 아마 이 선교사가 같이 있었으면 보통 시끄럽지 않았을 겁니다.”

목사님으로서는 몇날 며칠을 밤잠 못 자가며 기도하고 집회에 혼신을 다했는데, 감사는커녕 불평불만이 쏟아졌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그래도 목사님은 그를 이해하시려 했다.

“많이 적자가 난 모양이다. 집회 주관자로서야 힘든 일이겠지. 그러나 집회에 소경이 눈을 뜨고 각색 병자가 고침을 받고 귀신들이 떠나간 것을 보았으면 그 성령의 역사에 감사해야지 돈을 생각하면 되겠는가? 참 아쉽다. 하나님을 믿는다 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정말 믿음이 없다.”

10여년 넘게 해외선교를 다니며 이런 저런 일 참 많이 겪었다. 그러나 목사님이 그 때마다 일희일비하셨다면 오늘까지 이 일을 수행할 수 없었다. 목사님이 단에 서실 때마다 밝히는 방문 목적, 곧 “내가 이 땅에 온 것은 하나님과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살아계시다는 것을 증거하러 왔습니다.”라는 그 목적 자체에만 집중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속이는 자들, 돈만 밝히는 자들, 배신자들 등등 별의별일을 다 겪었지만, 목사님은 오로지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거하는 일에만 혼신의 노력을 다하셨다. 핍박을 당하고 옥에 끌려가고 추방을 당하고 심지어 눈이 다쳐 부어오르는 지경에서도 목사님이 하신 일은 오직 그리스도의 복음을 증거하는 일이었다.

그게 처음이고 마지막이었다. 그 순수성을 잃지 않았기에 지금까지, 아니 내후년까지도 가득 찬 집회 스케줄을 소화해내며 하나님께서 부여하신 사명을 감당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해갈 것이다.

“지구촌 70억 인구 중에 비천하고 보잘것없는 우리를 택하사 이 일을 하게 하시니 그저 감사할 따름 아니냐?”

목사님이 집회를 마치고 나면 입버릇처럼 하시는 말씀이다.

탐피코(Tampico) 공항을 거쳐 멕시코시티(Mexico City) 공항에 도착한 우리는 이 선교사 일행과 급히 작별을 고하고 애틀랜타(Atlanta) 행 델타(Delta) 여객기 탑승을 위해 급히 게이트로 이동했다. 그런데 목사님 꿈에 나타났던 악어는 그곳까지 쫓아온 것이 분명했다. 출발에 앞서 안전벨트착용을 확인하는 스튜어디스들의 멘트가 끝나고, 활주로에 들어선 기체는 이륙을 위해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막 고도를 높이려는 찰나, 기체는 갑자기 휘청하더니 급정거를 시도했다. 온몸이 앞으로 빨려가는 듯한 충격이 이어지더니 기체는 롤러코스터처럼 휘청거리다 활주로 끝에 가까스로 멈춰 섰다. 그리고 맥이 풀린 듯한 기장의 음성이 들렸다. 새 두 마리가 기체로 달려들어 급히 피하느라 이륙에 실패했고, 다시 게이트로 돌아가 정밀점검을 하겠다는 것이다.

만일 승객들이 안전벨트를 하지 않았다면, 기체 앞쪽으로 튕겨나가 어떤 사고가 생겼을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또한 기체 이륙 이후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아마 기체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쳤으리라. 정말 가슴을 쓸어내리는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목사님은 한국에서 기도해준 우리 성도들 덕택에 살았다고 말씀하셨다.

다시 이 지면을 빌어 목사님과 우리 일행을 위해 기도해주신 모든 분께 주의 이름으로 감사를 드린다. 우리는 성도 여러분의 기도가 없이는 이 사역을 수행할 수 없다. 끊임없는 기도를 주의 이름으로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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