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인생
한동안의 폭우가 멈추고 햇빛이 강렬한 모습을 드러내던 8월 어느 날 깊은 밤에, 배우인 친구로부터 오늘 밤 남양주 촬영장으로 불구경을 하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화재를 주제로 한 재난 영화의 클라이맥스 촬영이 있는 날이라는 것이다.
새벽녘에 주섬주섬 챙겨서 촬영장에 들렀더니 야심한 시각임에도 촬영 현장에서 일하는 감독을 비롯한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의 얼굴에 피곤한 기색은커녕 오히려 그저 기쁘고 즐거운 모습으로 일하고 있었다. 커다란 촬영장을 이리 저리 누비는 그들을 보며 느끼는 바가 있었다.
또, 논문 발표를 준비하는 딸아이가 거의 매일 경차 뒷좌석에 가득 싣고 온 도서와 각종 연구 자료들을 밤을 꼴딱 새우며 읽으면서도 피곤해 하지 않고 그저 즐거움으로 일 해내는 것을 보면서 가슴에 와 닿는 것이 있었다.
누군가에게 지시를 받고 강요를 받으며 살아가는 인생살이는 팍팍하고 때로는 살 소망마저도 앗아가 버리지만,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면 신명이 나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그 일에 몰두하며 즐거운 인생을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진작 알지 못했다.
교육자 집안의 딸이니 당연히 교대나 사대에 진학하여 교사가 되기를 바라는 가족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대학시절, 적성에 맞지도 않는 생뚱맞은 전자공학을 전공하면서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고통의 시간을 뒤로 하고 시간이 흘러 우여곡절 끝에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을 때, 내가 즐거움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인생 최대 최고의 행복임을 깨닫게 되었다.
수년 동안 진학 상담을 해왔다. 자녀들의 희망은 무시해버리고 당신들의 욕구충족을 위해서 아이들에게 이런 것 저런 것을 강요하는 부모들도 많이 봐 왔고, 바라고 소망하는 일을 하고 싶지만 사회적인 요구를 충족해줄 수 없어서 스스로 포기하며 다른 길을 찾는 아이들도 많이 봐왔다. 그들의 얼굴에는 아무리 찾아봐도 행복은 없어 보였다.
우리 인생은 우리 각자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아름다운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것이 있다. 그것은 먼저 진정으로 내가 즐거워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다.
성경 속의 위대한 인물들도 그들에게 주어진 사명의 길을 즐겁게 감내하며 살아갔었고, 우리 목사님도 이역만리 머나먼 길을 넘나드시면서 오로지 즐거움으로 당신의 사명을 이루어가고 계신다. 그래서 타인이 보기에 그들은 고난의 길을 가지만 기쁨과 즐거움 속에 있었다. 신명나는 인생은 일을 즐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성경 속 그들과 목사님을 보면서 우리에게 맡겨진 소명과 달란트를 찾아내고, 그 일에 최선을 다하여 살아가는 것이 인생 최고의 축복임을 다시 깨닫는다.
“오직 주께서 각 사람에게 나눠 주신대로 하나님이 각 사람을 부르신 그대로 행하라”(고전7:17).
Lovely J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