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밭’이 던진 부메랑
과거, 북한은 식량 증대를 위해 대대적인 토지 개간 사업을 벌였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다락밭’이다. ‘다락밭’이란 높은 비탈의 흙을 파서 낮은 비탈에 성토(盛土 : 흙을 쌓아 올려 다지는 작업)하여 만든 일종의 계단밭을 일컫는 말이다. 평야 지대가 부족한 대신에 상대적으로 산림지역이 많은 탓에 내놓은 정책이었으리라.
이렇게 조성된 ‘다락밭’은 북한의 고질적인 식량난을 한시름 덜어주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로인한 폐해(弊害)가 찾아오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문제는 이 ‘다락밭 사업’으로 인해 북한 전역의 산림지역이 농업지역으로 바뀌어 버렸다는 점이다.
때문에 이로 인한 자연훼손이 매우 심각하다. 나무가 없으니 토양유실이 심해지고, 더군다나 많은 비에 취약해서 산사태로 직결된다. 식량 해결을 위해 조성한 북한의 이 ‘다락밭’은 머지않아 ‘홍수’라는 잔혹한 모습으로 되돌아 왔다. 해마다 장마철이 되면 북한 곳곳이 아비규환을 이룬다.
논과 밭은 물론 소중한 집과 터전이 시뻘건 황톳물에 모두 휩쓸려 간다. 이렇게 반복되는 홍수로 인해 북한의 식량난은 오히려 더욱 심화되고 말았다. 이에 굶어 죽는 이들도 속출하고 있다. ‘다락밭’이 던진 부메랑에 그대로 직격당한 결과다.
당장 벌어지고 있는 현실의 문제에 급급하여 멀리 내다보지 못하고 성급한 결정을 내리면, 이런 우를 범하기 쉽다. 그러나 이것이 어디 저 북한의 정책결정자들뿐이랴! 우리는 반드시 이 일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
근자에 들어 우리 시대 최대의 화두는 단연코 ‘복지’다. 정치권에서는 저마다 소리를 높이고 매스컴은 연일 전문가들의 고견을 보태어 그 모든 정보와 나아갈 방향들을 국민들에게 알려주기 바쁘다. 얼마 전에는 우리 자녀들의 밥상 문제(학교 급식)까지 큰 이슈가 되기도 했다.
좋다. 어찌 보면 좋은 일이다. 이 모두 찢어지게 가난하던 우리나라가 이만큼 살만해졌고, 외환위기로 국가 부도 사태까지 치달았던 우리 경제가 다시 회복되었다는 복된 소리일 게다. G20 정상회담을 성공리에 개최한 의장국으로서, 또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을 확보한 국가로서 이제는 과거 ‘성장제일주의’에 가려 국민으로서 당연히 받아 누렸어야 했던 ‘권리’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 ‘성장’을 위해 모두가 포기해야만 했던 ‘가치와 그 대가’를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우리는 좀 더 냉철해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지금 우리는 여전히 ‘불확실성의 위기’ 한 가운데 살아가고 있다. 국가존망을 뒤흔드는 수 없이 많은 일들이 실타래처럼 얽히고설켜 있다. 북핵 문제는 물론, 중국과 일본 등 인접 국가들과의 영토 문제, 그리고 도무지 가늠키 어려운 세계 경제의 긴 불황의 터널을 통과해야 한다.
어쩌면 지금껏 쌓아올렸던 그 모든 수고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 지금 우리가 바라보아야 할 것은 내일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조금 더 멀리 보고 조금 더 크게 생각해야 할 ‘거시적인 안목’인 것이다.
또한 복지를 논하며 반드시 명심해야할 것은 복지혜택이 돌아가야 할 곳을 명확히 구분하여 신중한 정책결정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회주의식의 균등분배는 사람들로 하여금 노동의욕을 빼앗아가 버린다.
열심히 하는 자나 대충 시간만 때우려는 자가 동일한 처우의 복지혜택을 받는다면, 누가 열심히 의욕을 가지고 일하려 할까? 실례로 구 공산권국가 공항의 이민국관리들은 시간만 되면 문을 닫고 자리를 비워버리기 일쑤다. 그들에게 여행객에 대한 서비스정신이나 맡은 일을 완수한다는 자세는 찾아볼 수가 없다.
그저 시간만 때우면 된다는 안일한 사고다. 그러니 거기에 무슨 발전이 있을 수 있겠는가? 하나님도 하고자 하는 자를 도우신다. 물론 스스로 일할 능력이 없는 자들은 정부와 사회가 적극 나서서 도와야 한다. 그러나 멀쩡한 사지를 갖고도 일이 힘들다고 기피하는 자들까지 도울 이유는 없다. 목사님이 말씀하시듯, 고기를 먹여줄 것이 아니라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복지를 논할 때, 정책결정자들이 신경 써야할 점이라 믿는다.
논쟁할 것은 논쟁하자.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자. 하지만 오늘의 이 고민이 단지 표심을 얻기 위한 소수 정치인들의 정쟁(廷爭)거리가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단지 몇몇의 정치적 판단에 의해 우리 모두의 미래가 위협받지 않도록 함께 기도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부메랑은 반드시 돌아온다!
- Joseph 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