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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맥경화

599호 · 2011-08-19

주지하다시피 피는 곧 생명이다. 혈액의 원활한 흐름이 생명체를 건강하게 유지시키는 기초임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중년 이후에 들어 사람들이 갑자기 쓰러지는 이유가 무엇인가? 혈관에 쌓인 노폐물로 인해 혈액이 원활히 흐르지 못하다보니 세포에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못할 뿐 아니라 갑작스런 혈압의 증가로 경우에 따라서는 졸지에 생명을 잃게 되는 일들이 발생하곤 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혈관에 쌓이는 노폐물이나 콜레스트롤 수치 등에 신경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꼭 인체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어느 조직이나 그 조직을 원활하게 돌아가게 하는 시스템이란 것이 있다. 그 시스템이 작동하는데 필요한 요소들이 많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사람이다. 결국 사람이 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재가 적재적소에 배치되고, 그 인재들이 조직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부단히 연구하고 노력하는 조직이야 더 말할 나위가 없겠지만, 더러 자신의 직임을 소홀히 하고 맡은 바 직분에 게으른 사람이 있다면, 그 조직은 동맥경화 현상을 보이게 되어있다.

길다고 하면 길고, 짧다면 짧겠지만, 근 20여 년을 교회에 몸담아오면서 많은 사람들을 보아왔다. 많은 사람들이 왔다 갔다. 여전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도 있지만, 자리만 지킬 뿐 늘 골칫거리를 제공하는 사람도 있다. 교회라는 조직이 세상조직과 달라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마구 잘라낼 수는 없다.

나름 하나님의 일을 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을 세상적 기준으로 재단하기도 어렵거니와, 인사 문제가 세상조직처럼 되어있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영혼의 문제가 결부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이 있으면, 권면도 하고 싫은 소리도 해보지만, 결국 인내하며 하나님께 기도하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무엇보다 관리자층에 있는 사람이 명심해야할 일은 나 자신이 조직의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주범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늘 자신을 살펴봐야 한다. 누구나 일을 맡고 있는 사람이면,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정도는 안다. 단지 그 일을 얼마나 잘 수행하느냐는 그 다음의 문제이다.

개인의 능력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야 어쩔 수 없다 쳐도, 당연히 해줘야할 일들을 방기하거나 심지어 번번이 적당한 명분을 내세워 제동을 거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처럼 골치 아픈 일도 없다. 그래서 이런 저런 경험 끝에 얻은 결론은 말이 통하는 사람이 최고라는 사실이다.

그런데 사실 말이 통하려면 맡은 일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하고, 나름 그 분야에 대해 연구하고 노력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관심도, 새로운 지식에 대한 열망도 없는 사람은 보통 자신의 아집 속에 갇혀 고집불통인 경우가 많다. 자신의 지위만 보전하려 하고, 말도 안 되는 권위를 무기로 내세우며 새로운 시도나 노력들을 묵살한다.

그러나 기억하라. 하나님은 오래 참으시나 끝까지 용납하지는 않으신다. 계속 걸림돌로 작용하며 목이 곧아 듣지 않는 사람은 결국 퇴출되고 만다. “자주 책망을 받으면서도 목이 곧은 사람은 갑자기 패망을 당하고 피하지 못하리라”(잠29:1)

상대의 말을 듣고,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할 줄 아는 자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누구나 사정이 있고, 나름의 환경과 형편이라는 것이 있다. 그래서 대화가 필요하고 서로 이해의 폭을 넓혀가는 과정이 꼭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귀를 열고 들어줄 줄 아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보다 나은 사람을 다스리는 방법은 다른 것이 아니다. 큰 귀를 갖는 것이다. 그런데 혹시나 그가 나를 밟고 올라서지 않을까 염려하여 귀를 닫고 권위만 부린다면, 그 조직의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나이가 들면 자동적으로 새로운 세대의 진입을 보게 되고, 그로인해 향후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불안해하는 경향을 갖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정말 더 큰 것을 바라보지 못하면, 자신의 지위나 보전하려고 쓸데없는 아집과 권위로 조직을 해치는 행태를 범하게 된다.

그것이 결국 자신을 더욱 파국으로 몰고 가는 것도 모르고 말이다. 목사님이 말씀하듯, 늘 부단히 노력하고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나보다 더 적합인 인재가 나타난다면, 길을 터줘야 한다.

그리고 나는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또 다른 길을 모색하며 다시 전진해가야 하지 않을까? 길은 분명히 있는데, 단지 우리가 목전의 것에 눈이 어두워 눈이 가려지고 귀가 막히는 것 아닐까? 깊이 생각해볼 일이다.

-Henry 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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