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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8호 목차 › 객원컬럼

고통을 다루는 기술

578호 · 2011-03-25

인간의 역사는 고통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불치병으로 죽어가는 아내를 가슴에 안고 행복을 말하던 주인공이 결국 아내를 떠나보내고 상념에 잠겨, 행복이란 고통까지 포함하는 것이라던 어느 영화의 독백이 기억난다.

그렇다. 우리 인간은 이 땅에 사는 한 고통을 피할 수 없다. 이 땅의 삶은 어차피 그렇게 시작되었고, 육을 벗는 날까지 계속 되는 일이다. 그런데 세월이 갈수록 사람들이 고통을 다루는 기술에 문외한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극단적인 선택으로 고통을 피하려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궁극적으로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없어 망하는 것이지만, 단적으로 생에 대한 강한 애착과 고통을 승화시키는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혹자는 이를 인문학의 실종에서 찾기도 한다. 생을 한걸음 뒤로 물러나 관조하며 시와 음악을 비롯한 예술적 상상력으로 승화시키던 지난 시대의 낭만들이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견 공감이 간다. 많은 예술작품들이 고통 속에서 빚어낸 것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그들은 고통 속에서 빛과 희망을 간절히 보기 원했고, 무한한 상상력으로 내일을 희망적으로 노래했다.

대표적으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베토벤의 교향곡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말년의 고독과 귀가 먹어가는 고통 속에서도 그 혹독한 운명에 맞서 싸우려한 위대한 작곡가의 노력은 그의 음악을 더욱 감동적으로 만든다. 지금도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들을 통해 자주 연주되는 합창 교향곡은 고통에 맞서 싸우고 가슴 벅찬 희망을 노래하는 환희의 송가로 모두가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고통을 부둥켜안고 혼신의 노력으로 진주를 빚어내는 조개처럼, 베토벤은 음표를 오선지에 그려가며 고통의 눈물을 영광의 음률로 승화시킨 것이다. 얼마나 많은 후대의 사람들이 그의 음악을 듣고 인생의 새 힘과 소망을 찾았던가. 한 인간의 눈물겨운 승리의 투쟁은 이처럼 인생사의 아름다운 모델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각 분야에서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운명을 개척해간 많은 영웅들을 알고 있다. 그들은 고통에 매몰되지 아니하고 고통을 이기기 위해 더욱 가치 있는 일들을 찾았고, 자신의 고통을 아름다움으로 승화시켰다.

목사님과 많은 해외집회를 다니며 목격하는 장면들은 바로 이러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였다. 우리 앞에 닥친 환경과 조건은 대부분 악조건인 경우가 많다. 목사님은 그런 악조건을 뛰어넘어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기 위해 홀로 기도의 전쟁을 시작하신다. ‘내가 나가 단에 서면 반드시 하나님께서 함께 역사하신다. 귀신이 떠나간다. 각색 병이 고침을 받는다.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난다.’는 강력한 믿음으로 성령의 검을 기도로 갈고 또 가는 것이다. 눈앞에 있는 악조건을 실상으로 보지 않고 그 너머에 역사하고 있는 악의 영들을 대적하며, 바랄 수 없는 것을 실상으로 바라는 믿음으로 기도하고 또 기도하는 것이다.

내가 목격한 그 어느 집회에도 패전은 없었다. 눈이 터지고, 비바람이 몰아치고, 온갖 핍박과 모함들이 몰아쳐도, 목사님은 하나님의 종으로서의 당당한 자세와 불굴의 의지, 영혼을 향한 불타는 사랑과 열정으로 반드시 영광스런 하나님의 역사를 이끌어내셨다. 목사님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당당하게 ‘나를 닮기 원한다’고 외치는 것은 충분히 그만한 무게를 갖는다.

더 큰 것을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더 가치 있는 것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가 우리에게 닥친 고통에 연연하고 그 고통에 먹히는 이유는 더 큰 것을 바라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고통스럽지 않은 것은 아니다. 아주 고통스럽다. 피하고 싶고 도망가고 싶을 만큼, 아니 아예 그 고통을 끝내고 싶을 만큼 저주스럽다. 그러나 피하지 않는다. 도망가지 않는다. 맞서 싸운다. 그래서 고통의 산물은 진주처럼 아름답고, 내 인생을 더욱 풍부하게 살찌우는 것이다.

하나님이 계신다. 지금도 나를 지켜보시며 나의 작은 전쟁에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시는 그분이 계신다. 혼자가 아니다. 홀로 내팽겨진 것이 아니다. 힘을 내자. 한번 그 위대한 스승들의 발자취를 따라 아름다운 진주를 만들어보자. 그런 나의 싸움은 분명 내 자녀들에게, 내 다음세대들에게 고통에 자신 있게 맞서는 기술을 전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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