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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의 길

522호 · 2010-02-26

하나님을 섬기고 살아가는 우리는 주님을 향하여 때로는 용광로처럼 뜨거웠던 시절도 겪지만, 때로는 뜨거움이 식어가는 시절도 겪는다. 요즘 냉랭해지는 마음을 다시 예전처럼 뜨겁게 데워보고 싶었다. 오래전 주일예배나 금요 철야예배를 다녀온 후 성령의 충만함으로 영혼에 화상을 입고 어찌할 바를 몰랐던 시절처럼. 그 시절을 회상하면 천성을 향하여 머뭇거리던 걸음이 다시 확고해지기도 하고, 헐렁해진 심령의 운동화 끈을 꽉 조여 맬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매일 해가 넘어가는 오후가 되면 비디오와 차량용 배터리를 싣고 다니면서 이초석 목사님의 ‘성령의 역사’ 테이프를 틀어놓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기쁨으로 전도를 하던 시절도 있었고, 주말 밤이면 청계산이나 삼각산 속으로 목사님을 따라 올라가 새벽녘이 되도록 이슬을 맞고 기도를 하며 기쁨으로 주님의 말씀을 심비에 새겼던 적도 있었다.

성가대원들의 식사를 준비하겠다고 했으나 찬거리를 마련할 돈이 없어서 김장철 농수산물시장에서 눈물을 흘리며 배추조각을 줍기도 했고, 사렙다 과부의 주의 종 섬기는 자세가 부러워서 그녀의 삶을 흉내 내다가, 추운 겨울, 잘 곳이 없어 상가 건물에서 딸아이를 부둥켜 앉고 울기도 했었다.

지난날이 그리움으로 사무치던 어느 날, 그 시절 목 놓아 불렀던 이초석 목사님의 찬양시를 다시 한 번 간절한 마음으로 불러보고 싶었다. 요즘 기계음으로 멋지게 작업한 복음 송들이 많기는 하지만 그 시절, 뼛속까지 서늘하게 만들었던 하나님을 향한 절절한 고백이 담긴 찬양시 같지는 않다.

진실로 그날의 감동을 다시 안겨줄 찬양시가 그리웠다. 하여 기도를 하던 중에 문득 우리나라 최고의 라이브 황제라고 불리는 통기타가수 친구가 생각나서 그를 찾아가 목사님 찬양시의 리메이크 작업을 부탁하였다. 녹음실도 계약하고 함께 음반 작업을 해 줄 세션맨들도 다 준비 되었고, 자신을 통해서 하나님께 영광이 된다면 기꺼이 리메이크 작업을 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어느 날 연락이 왔다.

‘사도의 길’이라는 곡을 연습하다가 도저히 목이 메고 그 가사를 소화해낼 자신이 없어서 작업을 못하겠다고. 거짓으로 부를 수 있는 배포는 없다고. 설령 리메이크 작업을 하면서 예수님을 온전히 영접하게 되더라도 자신은 찬양시를 쓴 목사님처럼 살아갈 자신이 없을 뿐 아니라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신앙인의 고백을 거짓으로 부를 수 없기 때문에 관두겠다고 그는 고백했다.

처음에는 부탁을 거절한 그 친구가 야속하고 미웠지만, 진실된 친구의 고백이 이해됐다. 그 순간 스치듯이 지나가는 물음이 심령을 두드렸다. 그는 크리스천이 아님에도 한 줄의 찬양시 앞에서 그리 솔직한 모습을 보이는데, 크리스천이라고 하면서, 주님을 섬긴다고 하면서 생각 없이 부르고 느낌 없이 불렀던 찬송이 얼마였던가? 거룩한 척 두 손을 들고 찬양을 하지만 때로는 알맹이 없이 입만 주절거렸던 나의 모습이 부끄러워, 고개를 주억거리고 눈물을 흘리며 반성을 했다.

오래전 목사님의 찬양시가 가슴을 뜨겁게 울렸던 이유는 찬양시 구구절절 담겨있는 목사님의 진실된 고백 때문이었음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주님을 향한 진실된 고백은 식어가는 신앙과 말라가는 심령에 단비가 된다는 소중한 사실을 가슴에 담고, 한 줄의 찬송 앞에 나의 진실 전부를 토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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