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 없이 어찌 해산의 기쁨이 있을까
‘난공사에 이익이 많다’고 목사님은 늘 말씀하신다. 돌이켜보면 중남미 집회에 나선지 10년이 넘었지만, 단 한 번도 호락호락한 집회가 없었다. 하루하루가 전쟁이었고, 목사님으로서는 하루하루 해산하는 산모의 진통을 겪으셔야 했다.
바르키시메토(Barquisimeto)에서 오후 세미나를 마치고 곧이어 진행되는 저녁집회 준비를 위해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라구나(Laguna) 선교사는 몹시 지쳐 보이는 목사님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목사님은 날마다 애를 낳는 산모(産母) 같으십니다.”
목사님은 무릎을 치시며 정말 정확한 표현이라고 말씀하셨고, 주위에 있던 일행들은 명언(名言)중의 명언이라며 함께 웃었다. 다들 웃기는 했지만, 가슴 한 편으로는 모두가 안타까운 심정이었으리라. 집회가 시작되면 목사님은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는 온전히 골방에 틀어박혀 기도에 전무하신다. 산고(産苦)의 시간인 것이다.
산모가 해산하기 전에 온 몸을 뒤틀며 신음하듯, 목사님은 집회에 나가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고, 성령의 역사를 끌어내리기 위해 온 몸을 뒤틀며 하나님께 부르짖고 또 부르짖으신다. 왜? 이는 결코 인간의 힘과 능으로 되는 일이 아님을 너무도 잘 알고 계시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도우심이 없으면, 하나님이 함께 하시지 않으면, 성령께서 역사해주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나약한 인간임을 너무도 잘 알고 계시기 때문이다.
집회 시간이란 말하자면, 진통하던 산모가 해산하는 시간이다. 아들이건 딸이건 순산하여 아이의 건강한 울음소리가 터지는 순간, 산모가 모든 고통을 잊고 기쁨으로 충만하듯, 목사님은 집회의 성공을 통해 모든 수고와 고통을 잊곤 하신다. 그 기쁨을 알기에, 그 희열의 맛을 알기에 목사님은 반복되는 진통의 시간들을 온 몸을 던져 감내하시는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모두 목사님의 그런 뒷모습을 알기에 라구나의 말에 깊이 동감하면서도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었던 것이다. 김성자 전도사 같은 경우는 수많은 사람들이 목사님의 온 몸에 빨대를 꽂고 빨아대는 꿈을 꾸고는 목사님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에 노구의 몸에도 불구하고 그 머나먼 길을 마다않고 달려오곤 한다.
그것도 햇반에, 컵라면에, 직접 만든 고추장에, 갖가지 밑반찬을 바리바리 싸서, 때로는 세관에 걸려 뺏기는 일을 당하면서도 그 일을 기쁨으로 하고 있다. 우리 또한 목사님을 수행하며 장시간 비행기를 타고 차로 이동하며 이런 저런 환경 속에서 감당해야 하는 그 모든 일들이 어찌 쉬운 일이겠는가 마는, 목사님의 그 수고와 헌신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님을 잘 알고 있다.
우리 사역의 99%는 목사님이 다 감당하고 계신 것 또한 잘 인식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날에 하나님께서는 목사님과 함께 넘치는 상으로 갚아주실 줄 알기에 이 길을 가는 것이다. 아마 우리 교단의 모든 주의 종들과 제직, 그리고 직원 및 봉사자들 모두가 동일한 마음일 것이다.
바르키시메토 집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카라카스(Caracas) 공항에서 다시 에드가르(Edgar) 장관 부부를 만나 1시간 넘게 지혜의 말씀을 전해주신 목사님은 또다시 지난한 여정을 밟으셔야 했다. 카라카스 공항은 대합실에 의자도 변변하게 없어서 마땅히 쉴 공간이 없는지라, 바닥에 짐을 펼쳐놓고 그 위에 앉아계셨다.
12시간 넘게 비행하여 도착한 독일 프랑크푸르트(Frankfurt) 공항에서는 다시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9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독일 공항에는 편안한 의자가 마련되어 있어서 그마나 다행이었다. 정말 사업의 성공을 위해 사하라 사막을 건넜다는 상인의 정신이 아니라면,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기 위해 목숨을 걸고 떠나는 목자의 심정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목사님과 목사님의 사역을 위해 지금까지도 쉬지 않고 기도해주시는 모든 분께 주의 이름으로 감사를 드린다. 부디 이 일을 수행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쉬지 말고 기도해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