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를 바라지 않는 호의
길르앗 사람 바르실래가 왕을 보내어 요단을 건네려고 로글림에서 내려와서 함께 요단에 이르니 바르실래는 매우 늙어 나이 팔십세라 저는 거부인고로 왕이 마하나임에 유할 때에 왕을 공궤하였더라 왕이 바르실래에게 이르되 너는 나와 함께 건너가자 예루살렘에서 내가 너를 공궤하리라 바르실래가 왕께 고하되 내 생명의 날이 얼마나 있삽관대 어찌 왕과 함께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리이까 내 나이 이제 팔십세라 어떻게 좋고 흉한 것을 분간할 수 있사오며 음식의 맛을 알 수 있사오리이까 어떻게 다시 노래하는 남자나 여인의 소리를 알아 들을 수 있사오리이까 어찌하여 종이 내 주 왕께 오히려 누를 끼치리이까 종은 왕을 모시고 요단을 건너려는 것뿐이어늘 왕께서 어찌하여 이같은 상으로 내게 갚으려 하시나이까(삼하19:31~36)
프랑스의 화가 밀레(Jean Francois Millet)에 얽힌 이야기다.
밀레는 가난했다. 끼니를 거를 정도였으니 한 겨울에도 난로를 지필 형편이 되지 못했다. 어느 겨울, 친구가 찾아 왔다. 친구는 한 눈에 그의 형편을 눈치 챘다. 화실은 추워 썰렁했고, 가족들은 가난에 지쳐보였다. 친구는 화실 벽에 있는 한 그림을 지목하며 이렇게 말했다.
“굉장한 그림이군. 머지않아 세계적인 명작으로 알려질 그림이 분명하네.”
그의 말에 밀레는 그저 웃기만 했다.
그리고 친구는 아는 사람으로부터 좋은 그림이 있으면 사달라는 부탁을 받고 있는 터라며 그 그림을 사겠다고 했다. 무려 500프랑을 주고. 친구가 주고 간 500 프랑은 밀레 가족들을 그 겨울의 추위와 배고픔에서 건져주었다.
수년이 지난 어느 날 밀레가 그 친구의 집을 찾았을 때, 거실에 걸린 자기의 그림을 보았다. 밀레는 그 때 알았다. 그것이 친구의 배려였다는 사실을. 어려운 처지에 있는 친구에 대한 호의였다는 사실을. 아무 대가도 바라지 않고 베푼 친구의 사랑이었음을. 그 뒤 밀레의 작품 중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은 명작들이 후세에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아무 대가를 바라지 않은 호의는 정말 아름답다. 다윗이 압살롬의 반역으로 마하나임에 피난하고 있을 때, 바실래라는 노인은 다윗과 다윗군에게 식량과 기타 필요한 것들을 제공해주었다. 다윗이 승리하고 궁으로 복귀하면서 이 노인에게 함께 갈 것을 권유하였지만 그는 거절하며 이렇게 말했다.
“종은 왕을 모시고 요단을 건너려는 것뿐이어늘 왕께서 어찌하여 이같은 상으로 내게 갚으려 하시나이까.”
다윗 왕을 존경했기에 아무 대가를 바라지 않고 도운 것이다. 선행은 주는 것(Give)로 끝나야 한다. 거래(Give-Take)가 아니다.
“너는 네 식물을 물 위에 던지라 여러 날 후에 도로 찾으리라”(전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