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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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호 목차 › 잠언 에세이

아비 말 좀 들어라

312호 · 2006-02-15

아들아,

네 결혼 문제로 참 오랫동안 너와 아비가 씨름을 했구나. 꽤 오랜 시간 샅바를 잡고 밀리고 미는 싸움을 계속했다. 네가 아비에게 이렇게 말했지. ‘모든 것을 아버지 뜻대로 할 테니 결혼만은 내 뜻대로 하자’고. 그런데 말이다. 왜 아비가 꼭 이 씨름에서 이겨야 하는지 너는 잘 모를 거다. 아비도 네 나이 때는 몰랐단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 왜 아비가 그렇게 네가 원하는 여자와 결혼을 반대했는지 알게 된단다. 아비도 나이가 들고서야 그것을 깨달았는데, 그 때는 남은 것이라고는 후회밖에 없더구나.

왜 아비가 자식이 그렇게 원하는데 반대를 하겠니? 네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아비가 즐겁겠니? 네가 힘들어하고 괴로워할 때마다 아비는 더 번뇌하고 갈등했단다. 그러나 백 번을 돌아봐도 아비가 고집하는 길이 맞기에 이 샅바를 놓지 않은 거란다. 네가 나중에 후회하는 것을 아비가 어찌 본단 말이냐. 아비는 네 나이 때 겪은 과정을 이미 통과한 경험자다. 그래서 옳은 길이 무엇인지, 어디로 가야 하는 지 잘 알고 있기에 너에게 훈계하는 거란다.

아들아,

잠언에 이르기를 ‘아버지가 내게 가르쳐 이르기를 내 말을 네 마음에 두라 내 명령을 지키라 그리하면 살리라’고 했다. ‘아비의 훈계를 업신여기는 자는 미련한 자요 경계를 받는 자는 슬기를 얻을 자니라’ 어느 아비가 제 자식이 잘못되기를 바라겠니? 악한 자라도 제 자식에게는 좋은 것으로 주지 않겠니?

이번 모처럼 너와의 나들이는 아비에게는 참 귀하고 기쁜 시간이었단다. 아비가 너와의 씨름에서 이긴 것은 다 너를 위해서란다. 아비가 자식을 이겨서 무엇하겠느냐만 네가 잘 되는 길이기에 억지로 밀어붙인 거란다. 세월이 흘러 너도 자식 낳아보면 다 알게 될 거다. 아비 뜻을 따라준 네가 고마울 뿐이다. 이제 어서 장가들어 아비에게도 손자나 하나 안겨주려무나. 알콩달콩 사는 네 모습을 어서 보고 싶다.

너를 보면서 아들로서의 내 모습도 반성하고, 또 하나님의 자녀로서, 종으로서의 나를 많이 돌아보았다. 이 아비도 할머니 말씀에 순종하고, 또 하나님의 말씀에 더욱 충성과 순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단다. 사랑한다, 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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