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시절
나의 가장 절친한 친구인 미국의 김 박사가 우리 집에 오면 먼저 하는 일이 있다.
바로 앞치마를 두르고 부엌에 들어가 ‘유학탕’이란 요리를 만드는 것이다. ‘유학탕’이란 말이 좀 생소하게 들릴 것이다.
‘유학탕’이란 김 박사가 유학 시절에 자주 만들어 먹던 음식이란다.
돈이 없던 유학시절에 슈퍼마켓에 가서 싼 소시지나 야채 등 이것저것을 사서 끓여 먹었던 일종의 잡탕찌개다.
그런데 김 박사가 끓여주는 ‘유학탕’은 한마디로 끝내주는 맛이다.
김 박사는 고생했던 그 시절의 맛을 즐기는 것으로 그 때를 회상하곤 한다.
가난했던 시절, 고생했던 시절을 돌이켜보면 그것이 꼭 고생만은 아니었던 듯싶다.
돌이켜보면 고생 속에도 낭만이 있었고, 고생 속에서 움트는 희망의 싹을 보며 행복했었다.
나도 물 없는 사막, 눈 덮인 산야 같았던 지난 목회시절을 돌이켜볼 때면 그래도 내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누구나 현실의 고통을 하소연한다. 그러나 조금 지나면 그 고생을 웃으며 얘기할 수 있는 때가 올 것이다.
언젠가 내가 이렇게 말했던 것을 기억하라. ‘고통의 터널을 있어도 고통의 동굴은 없다.’
터널을 뚫고 나오면 태양이 더 밝게 느껴진다는 것을 믿어라.
김 박사가 ‘유학탕’을 먹으며 그 때를 그리워하듯, 내가 초창기 목회시절을 뒤돌아보며 입가에 미소를 머금듯,
당신도 옛말하며 웃음 지을 날이 곧 올 것이니 낙망하지 말고 포기하지 말라.
낙망하고 포기하면 당신이 처한 고난이 동굴이 되어 당신을 가두고 말 것이다.
고난의 보자기 안에 행복의 꾸러미가 있는 법, 더욱 힘을 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