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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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호 목차 › 옹달샘

사금(砂金)과 같은 행복

267호 · 2005-04-06

나는 크고 높은 것만 좋은 것인 줄 알았습니다. 행복은 양(量)과 높이에 정비례한다고 믿어 눈을 높이 치켜뜨고 살았습니다. 이제 나이가 들어 눈이 쳐지고 나니 행복은 아주 평범한 것들 중에 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알게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행복은 대단한 형용사가 필요 없는, 군더더기가 거의 없는 깔끔한 것이었습니다. 지나친 액세서리로 장식하지 않는 수더분한 아줌마 모습 같다고나 할까? 지나치게 갖춰 입으면 일상이 부자연스럽고 불편한 것처럼, 어쩌면 지나친 부와 명예는 일상을 얽맬 수 있다는 생각이 이제 새삼스럽게 듭니다.

시장에서 아이 옷 하나를 사며 환한 미소를 짓는 엄마의 모습에서, 아이들과 함께 손을 잡고 산책하는 아빠의 모습에서 행복은 유난히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파랑새는 멀리 있지 않고 바로 손 안에 있구나.’

행복은 사금(砂金)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모래 속에 섞여있는 아주 작은 입자인 금, 그것은 별 볼일 없어 보이고, 무가치하게 여겨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채취하여 모으고 모으면 쓸만한 금덩이가 되는 것처럼, 행복은 큰 금덩어리로 오는 것이 아니라 노력하여야 얻을 수 있는 사금처럼 작고 작은 것입니다. 아주 작은 입자인 사금이라고 버려버리면 절대 돈이 될 수 없듯, 작은 행복을 우습게 여기면 큰 행복을 놓치게 됩니다. 큰 것을 고르겠다고 큰 망을 쓰면 작은 입자의 사금은 빠져나가고 맙니다. 촘촘한 망으로만 사금을 고르듯이 작은 것에 눈을 돌릴 때 행복을 만날 수 있습니다.

누구나 행복을 꿈꿉니다. 그러나 행복의 정의를 바로 내리는 사람이 없기에 행복을 찾아 헤매지만 행복을 얻지 못하는 것입니다. 행복은 절대 크고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늘 우리 곁에서 주인의 얼굴을 바라는 하인처럼 대기하고 있고, 선생님의 눈에 들기 바라는 어린아이들이 ‘저요, 저요’ 외치는 심정으로 행복은 우리 곁에서 아우성치고 있습니다.

당신의 남편과 아내가 있는 곳에 행복은 있고, 당신의 아이들이 뛰고 재잘거리는 곳에 행복은 있습니다. 또 당신이 일하는 터전에도 행복은 있습니다. 그 행복을 캐내십시오. 그것들이 모여 행복의 큰 덩어리가 되는 것입니다.

내게 있는 것을 족하게 여길 줄 아는 마음, 내게 있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는 것, 그것이 행복의 비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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