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를 축복하소서
멕시코 북부 도시 사비나스(Sabinas)로 가는 길은 멀고도 고된 여정이었다. 후치탄의 성공적인 집회는 우리를 매우 고무시킨 것이 사실이지만, 바람 많고 건조한 일기와 호된 일정으로 총회장 목사님은 거의 탈진 상태에 이르러 우리가 보기에도 정말 휴식이 필요해 보이셨다. 집회를 마치고 바로 이튿날 새벽에 일어나 차를 타고 4시간이나 와툴코(Huatulco)까지 나와야 했다. 후치탄에는 비행기 편이 없어 몬테레이까지 가려면 와툴코 공항까지 가야 한다는 것이다. 마치 대관령 고개를 넘듯 꼬불꼬불한 산길을 무려 4시간이나 달려오자니 그나마 지친 심신이 녹초가 된다.
원래 일정은 몬테레이에 도착하여 다시 차를 타고 사비나스까지 가서 일박을 하고 그 다음날부터 집회를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몬테레이에 도착하여 비행기에서 내려보니 총회장 목사님께서는 바닥에 주저앉아 일어나지를 못하고 계셨다. 한번 쓰러지셨던 분이라 우리는 아연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일어나시더니 ‘오늘은 더 이상 못가겠다. 몬테레이에서 자고 가자’ 하신다. 그런데 공항에 영접 나온 헤라르도 목사는 이런 저간의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저녁에 자기 교회에서 예배가 있으니 목사님께서 꼭 오셔야 한다는 것이다.
한 때 LA에서 예배를 잘못 드렸다가 호된 경험을 하셨던 지라 총회장 목사님께서는 예배라 하면 마치 무슨 큰 빚을 진 것처럼 거절을 못하신다. 몸은 천근만근인데도 꼭 가야하는 길인가? 그러나 이래서는 사비나스 집회를 진행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잠자리에 드신 총회장 목사님을 보호하기로 마음먹고, 일어나실 때까지 기다렸다. 헤라르도 목사는 저녁 7시가 되자 빨리 가야한다고 보챘지만, 응할 수 없었다. 사정을 설명하고 대신 이현숙 선교사에게 목사님 대신 가서 성도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예배를 인도해줄 것을 부탁했다. 총회장 목사님은 밤 12시가 되서야 일어나셨는데, 2시간 정도 누운 줄 아시고는 예배드리러 가자고 하신다. 하나님께서 단잠을 주신 것이다.
이튿날 아침 차를 타고 사비나스로 향했다. 중간지점에 집회를 준비한 로헬리오(Rogelio) 목사가 아들과 함께 영접하러 나왔다. 그는 후두암으로 고생하다가 한국에 나와 세계 목회자 영성세미나에 참석한 후 깨끗이 고침을 받고 그 은혜에 감사하여 이번 집회를 배설한 것이다. 그 지역에서 가장 큰 교회를 이끌고 있는 그는 2년 전 방문했을 때 교회건물이 다 완성되지 않아 노심초사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천장공사까지 다 마감되어 있었다. 그런데 방음시설을 하지 않아 소리가 많이 울려 메시지 전달이 좋지 않았다. 총회장 목사님은 로헬리오 목사를 불러 벽에 두꺼운 주름커튼을 촘촘히 달면 해결이 될 것이라고 일러주셨다.
사비나스에 도착하니 점심식사에 우리를 초대한 부부가 있었다. 도라(Dora)와 그의 남편은 우리 일행을 아주 성심성의껏 맞아주었다. 로헬리오 목사가 미리 배려를 해놓은 듯했다. 그는 마치 예수님을 영접하듯 최고의 예우로 총회장 목사님을 섬기고 있었다. 도라는 10살 때부터 십일조를 떼먹은 적이 없었다고 한다. 어머니의 신앙교육이 매우 철저해서 그의 형제들도 지금 모두 이 지역의 갑부로 살고 있다는 것이다.
찬양 가운데 질병에서 고침 받고 귀신이 떠나가며, 목발을 들고 일어나곤 하였다.
예수 안에서 물질의 축복을 받은 사람들의 공통점은 십일조에 철저하다는 것과 주의 종을 잘 섬긴다는 것이다. 전에 칠레 란까구아의 수닐다 여사도 그러했다.
이튿날 실업인 세미나는 시청 강당에서 열렸다. 사비나스의 폴로(Polo) 시장이 세미나 장에 직접 나와 총회장 목사님을 영접했다. 그는 맨 앞자리에 앉아 강의를 경청하며 지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아직 교회에 나가지 않는다는 그에게 총회장 목사님은 먼저 예수부터 믿어야 함을 강력히 역설하셨다. 점심식사에도 따라와 총회장 목사님과 담소를 나눈 그는 시장관저로 총회장 목사님을 초청하였다. 그는 도지사를 넘어 대통령을 꿈꾼다며 목사님의 지혜를 구했다. 그리고 한국에서 올 여름 진행될 세계 목회자 영성세미나에도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집회는 축제 속에 진행되었다. 화동들이 꽃과 세계 만국기를 들고 나와 함께 찬양했고 마지막 날에는 예수 부활과 혼인잔치를 재현한 뮤지컬을 공연했다. 총회장 목사님은 찬양의 위력을 설파하며 교회가 찬양으로 살아 움직여야함을 역설하셨다. 그리고 찬양 가운데 단 아래로 내려가 성도들을 안수하기 시작했는데, 머리에 손을 대는 사람마다 귀신이 소리를 지르고 떠나가며 그 자리에 고꾸라지는 역사가 이어졌다. 찬양 가운데 질병에서 고침 받고 귀신이 떠나가며, 목발을 들고 일어나곤 하였다. 한마디로 성령의 축제였다.
찬양과 능력의 시간이 계속 이어진 것이다. 남부 후치탄에 비해 얌전한 북부 사람들이 찬양으로 격동되어 기뻐 뛰기 시작했다. 귀신이 떠나가고 줄줄이 단 아래 누워있는 모습이 그들에게는 충격이었으리라. 생전 처음 보는 생생한 성령의 역사가 사비나스를 뒤엎고 있었다.
마지막 날에는 누에보라레도에서 집회를 열어달라고 살라사르 목사를 비롯한 재직들이 목사님을 찾아왔다. 또한 베라크루즈의 미사엘 목사도 동참하였다.
정말 멕시코가 들끓고 있었다. 우리가 집회를 위해 다닌 도시만 10개 도시가 넘는다. 가깝지도 않은 먼 나라에 이처럼 많은 도시를 다니며 집회를 한다는 것 자체가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아니면 어찌 가능하겠는가. 멕시코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이 크고 넓음을 알 수 있었다.
집회를 마치고 다음날 새벽 어둠을 뚫고 몬테레이로 향하는 길에는 끝없는 들판에 선인장들 위로 둥그런 보름달이 우리의 여정을 밝혀주고 있었다. 멕시코에 저 보름달 같은 축복이 가득하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