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줄놀이 할까요?
한밤중에 전화벨이 울렸다. 친구였다. 목멘 듯한 친구의 목소리에서 뭔가 예감되는 게 있었다. 오래 전부터 남편과 티격태격하는 것을 아는 지라 굳이 왜 그러느냐고 묻지 않았다. “다 잘 될 거야. 조금만 참아.”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위로의 전부였다. 세상에 둘만 연애하는 것처럼 떠들썩했던 그들이다. 그런데 그들이 변해가고 있다. 그래서 서로 아프고, 서로를 아프게 하고 있다.
사랑이란 두 사람이 고무줄을 양끝에서 잡는 것과 같다. 곧 사랑은 서로를 하나로 이어주는 아름다운 끈이기도 하나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는 채찍이 될 수도 있다. 고무줄이 있어 즐거울 수 있으나 그 고무줄 때문에 아플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고무줄놀이 할 때는 재밌고 즐거운데 누군가 싫증이 나 팽팽한 고무줄을 놓고 가버리면 다른 한 사람이 고무줄에 다치게 된다. 지금 내 친구가 그 고무줄에 다쳐 아파하고 있다.
나는 오늘에야 비로소 주님의 얼굴에 깊게 패인 고무줄 자국을 보았다. “아니, 주님 얼굴이 왜 그래요? 누가 이렇게 상처를 많이 냈어요?” 주님은 웃으며 내게 말씀하셨다. “네가 고무줄을 놓고 갈 때마다 생긴 자국이란다.” 나는 아무 할 말이 없었다. ‘내가 그랬구나. 내가 주님 얼굴에 이렇게 많은 상처를 내고도 몰랐구나. 얼마나 아프셨을까….’
“주님, 아프다고 소리치지 그러셨어요? 몰랐어요. 알았더라면 안그랬을 텐데요.” 주님은 그저 웃고만 계셨다.
“주님, 제가 고무줄을 놓기 전에 주님이 먼저 놓아버리면 주님이 안다치셨을 텐데요.” 그러자 주님은 “내가 먼저 놓으면 네가 다치잖니? 그럼 내가 더 아프단다. 이제는 멀리 가지 마라.” 나는 흐르는 눈물에 말 대신 고개만 끄덕였다.
주님의 얼굴에 다른 고무줄 자국은 당신이 남긴 상처다. 당신이 고무줄을 탁 놓고 갈 때마다 주님을 때려 얼굴과 마음에 상처를 냈다.
이제 주님을 아프게 하지 말자. 주님의 얼굴에 상처 좀 그만 내자. 주님을 떠나 멀리 가지 말고 고무줄 탄력 반경 안에 살자. 멀리 가봐야 갈 곳도 없지 않은가!
집 나간 친구의 남편이 결국 아내와 잡은 고무줄 반경 내에 행복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돌아왔으면 좋겠다. 내가 주님의 반경 안에 거함이 가장 평안하고 즐겁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처럼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