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손을 꼭 잡고 가소서
서너 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 아이가 엄마가 손을 잡으면 뿌리치고 고사리 같은 자기 손으로 엄마 손가락 하나를 잡고 간다. 엄마는 마음이 불안한지 다시 아이가 잡은 손가락을 빼고는 아이 손을 잡으려고 한다. 그러나 아이는 또 뿌리치고 다시 엄마 검지 하나를 잡는다. 몇 걸음을 그렇게 가던 아이는 아이스크림을 파는 가게를 발견하고는 엄마 손을 슬며시 놓고 그리로 달려간다. 엄마가 뒤쫓아 가서 아이의 손을 잡는다.
이 광경이 마치 주님과 우리와의 관계처럼 여겨졌다. 주님이 우리의 손을 잡고 이끌어주려고 하면 아이처럼 손을 뿌리치며 말한다. “주님, 제가 주님 손을 잡을 게요. 주님이 잡으면 손이 아프고 답답하거든요.” 그리고 슬며시 주님의 손가락 하나를 잡는다. 그러면 주님은 우리가 잡은 손을 빼시면서 말씀하신다. “얘야, 내가 네 손을 잡아야 네가 넘어지려고 할 때 잡아주고, 네 길을 인도하고, 너를 놓치지 않게 된단다.” 그래도 우리는 주님이 잡은 손을 빼고는 주님의 검지를 잡는다.
그렇게 가다가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슬쩍 주님의 손을 놓고 간다. 또 갖고 싶은 것이 있으면 주님 대신 그것을 손에 갖는다. 그것이 마치 자유인 양, 해방인 양 미련 없이 훨훨….
주님이 달려가 다시 손을 잡으면 “제발 간섭하지 마세요. 이제 저도 성인이거든요. 손잡고 다닐 나이가 아니라고요.”
그렇게 자신만만하던 자들이 얼마 못가서 넘어져 다치고, 길을 잃고 방황하게 된다. 마치 엄마 잃은 미아처럼, 엄마 없는 고아처럼. 그제야 비로소 주님이 말씀하신 것을 깨닫는다. “내가 네 손을 잡아야 한단다.”
주님이 우리 손을 잡는 것은 억압도 아니고, 자유를 빼앗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다칠까봐, 길을 잃을까봐, 잃어버릴까봐 보호하시는 것이다. 가다가 우리가 힘들 때면 당신의 팔로 안아도 주시고, 우울할 때면 무등도 태워주시고, 지칠 때면 업어도 주시는 것이다.
주님이 잡은 손이 좀 아플 수도, 답답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내 부모이기에 싫다는 손을 잡고 뿌리치는 손을 또 잡는 것이다. 넘어질 줄 뻔히 아니까, 길 잃어버릴 줄 뻔히 아니까.
“주여, 내 손을 꼭 잡고 가세요. 이제 주님의 손을 뿌리치지 않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