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손가락을 걸고
나는 약속을 잘 하지 않는 사람이다. 왜냐하면 약속을 가장 잘 지키는 방법은 약속을 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 때 약속난발로 인해 올무에 걸려 고통당한 경험이 내게 있다.
그때 깨달은 것이 있는데 약속이란 언젠가 돌아오는 어음과 같아 섣불리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음이란 시한이 되면 반드시 돌아오고, 그것을 갚아야 한다. 만일 어음이 돌아온 만큼 은행에 돈을 넣지 않으면 부도가 나고 만다. 약속이 이와 같다. 뱉은 말은 내게서 떠나 돌다가 때가 되면 다시 나를 찾아온다. 그때 이행하지 않으면 신뢰가 무너지고, 인생부도가 나고 마는 것이다.
아이들과 혹은 연인과 약속할 때 흔히 새끼손가락을 걸곤 한다. 새끼손가락을 걸면 양쪽 모두가 손가락을 풀기 전까지 뺄 수 없다. 어느 한쪽이 손가락을 풀어도 절대 빠지지 않는다. 마치 착고를 차는 것과 같은 것, 이것이 약속이다.
당신은 약속을 잘 지키고 있는가? 어쩌면 큰 약속은 잘 지키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아이들과 놀이동산 가기로 한 것, 아내와 결혼할 때 한 약속, 동료와 지나가는 말로 한 약속 그리고 눈물 콧물 흘려가며 하나님께 약속한 것들은 잘 지키고 있는가? 지키지 않으면 부도나는 데 말이다.
설마 그까짓 것에 인생이 부도나겠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거짓말쟁이 아빠’, ‘더 이상 기대하지 않는 남편’, ‘신용 없는 동료’, 그리고 ‘믿음 없는 성도’라고 불리는 것이 부도난 인생이 아니고 무엇이랴. 신용불량자가 사회에서 행세하지 못하는 것을 알고 있는가? 약속을 지켜라. 약속은 생명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