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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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호 목차 › 옹달샘

초대받지 않는 손님

229호 · 2004-07-14

하루 종일 비가 내린다. 빗방울조차 굵은 것이 어지간해서는 비가 갤 것 같지 않다. 며칠째 내린 비 탓인지 옷도 마음도 눅눅하기만 하다. 불현듯 누군가 마주하고 따스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싶은 충동이 일어 학창시절 단짝에게 전화를 했다.

그리고 그와 늘 다니던 단골 카페에 먼저 나가 기다렸다. 그런데 잠시 후에 나타난 친구는 혼자가 아니었다. 처음 보는 사람을 대동하고 나왔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앉았지만 기분은 이미 깨져 버렸다.

초대받지 않는 사람.

그는 분명히 달갑지 않는 존재이며, 공감대가 전혀 없는 이방인이다.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기름이라고 표현하면 적절할까? 아무리 섞으려고 흔들어대도 가만 두면 다시 분리되는 존재 말이다. 우리가 그랬다. 공동화두로 분위기를 쇄신하려고 시도해도 그것은 역부족이었다.

초대받지 않은 사람, 그는 눈엣가시다. 가시는 뽑아내야 시원한 것처럼, ‘어서 좀 가줬으면’ 하는 마음이 내내 발동을 건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다. 나는 그만 일어나는 것이 상책인 듯 하여 친구와 다음을 약속하고 카페를 나왔다. 비는 여전히 죽죽 내리고 있었다. 빗길을 달리면서 내게 물었다. ‘그 날 내가 저 사람처럼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 된다면? 그 날 그 나라의 초대장이 없다면?’

나는 그 낯선 사람에게 어느 정도의 예우는 갖췄었다. 친구를 봐서라도 그럴 수 없었다. 그러나 그 날은 초대받지 않은 자에게 노골적으로 냉대할 것이며, 아예 문전박대할 것이 뻔하다. 누구처럼 친구라고 따라 들어갈 수도 없는 나라, 누구 빽 믿고 뻔뻔하게 들어갈 수도 없는 그 나라. 오직 초대장에 예수 그리스도로 인한 붉은 인증이 확실하고 분명하게 찍혀야 들어갈 수 있는 그 나라….

오늘 내게 불청객을 보내신 뜻이 무엇일까 생각했다. 주님이 “내가 준 초대장은 잘 챙기고 있느냐?”고 확인하시는 듯했다. 나는 초대장을 잘 간수하고 있나? 혹 초대장의 인증이 흐려지고 있지는 않나? 다른 초대장에 더 신경을 쓰고 있지는 않나?

‘청함을 받은 자는 많으나 택함을 받은 자는 적다’는 주님의 말씀이 나를 때린다. 마치 빗줄기가 가로수 잎을 때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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