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와 계단
엘리베이터가 내려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반백(半白)이 된 노인이 계단으로 성큼성큼 올라가시는 것이다. 순간 부끄러워 낯이 뜨거워졌다. 그래서 노인이 안보일 즈음 나도 계단으로 걸어 보았다. 그런데 3층 정도까지는 무난했는데 4층에 이르자 다리가 뻐근하고 숨이 가팠다. ‘아! 이건 전적으로 운동부족이야. 칠순 정도의 노인도 오르는데 이 정도에서 숨이 턱에 닿다니….’
대도시 사람들의 태반이 운동부족이란다. 차타고, 엘리베이터 타고 도대체 걸을 일이 없어서라나? 그런데 그건 순전히 자기 합리화다. 웬만한 거리는 걷고, 계단으로 오르면 운동부족현상까지 초래할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 그후로 나는 주로 계단을 이용한다. 이제 7층까지는 쉬지 않고 무난히 오를 수 있다. 훈련이 된 거다. 조금 더 지나면 10층 정도는 거뜬할 거다.
살다보면 엘리베이터 전원이 아예 꺼져 버릴 때를 만난다. 하나님께서 우리로 하여금 굳이 계단으로 걷게 하실 때 말이다. 올라갈 길은 까마득히 먼데 쉬운 방법을 놓고 힘든 길을 걷게 하실 때는 솔직히 하나님께 섭섭하기만 하다. 왜 그러실까?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나는 하나님의 깊은 뜻을 알게 되었다. 단련이었다. 훈련 말이다. 엘리베이터만 타면 계단으로는 못 오른다. 억지로 한 5층쯤 오르면 다음 날 다리근육이 뭉쳐 서지도 앉지도 못할 게 분명하다. 영적으로 단련되어 있지 않으면 다리에 힘이 없어 조그만 것에도 넘어지고, 힘든 상황이 되면 아예 포기해 버리는 유약한 자가 되기 십상이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미리 미리 훈련을 시키시는 것이다. 내가 가야할 곳이 15층쯤인데 엘리베이터가 고장 났다면 어쩌겠는가? 그 날 출근 안할 것인가? 난관에 부딪치면 주저앉을 것인가? 평소 계단을 오른 사람은 콧노래 몇 곡 부르며 쉽게 계단을 오르는 것처럼, 믿음이 단련된 자는 찬송을 부르며 시련을 무난히 이겨낼 것이다.
지금 당신이 당하는 고난은 정상으로 오르는 계단을 밟는 것이다. 물론 처음이야 사지가 후들거리겠지만 곧 다리에 힘이 생길 것이고, 헉헉 거리다보면 폐활량이 늘어가고 유산소운동이 될 것이다. 헬스장에 가서 러닝머신 타면서 땀을 흘리는 것은 돈 내고 하지 않는가? 하나님의 훈련에 감사해야 한다.
정상에 오르고 싶은가? 체력을 보강하라. 하나님의 훈련이 난이도가 높아진 만큼 당신의 체력이 단련된 것을 의미한다. 파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