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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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호 목차 › 붕우칼럼

녹을 제거하라

227호 · 2004-06-30

나는 운전면허를 취득한지 거의 30년이 되어간다. 국산차 1호인 ‘포니’ 때부터 차를 몰았으니까 상당히 오래된 운전면허 소유자다. 지금쯤은 눈 감고도 운전을 하는 베테랑이 되어 있어야 하는데 사실 나는 운전을 잘 못한다. 왜냐면 하도 안해봐서 그런다. 집사님들이 운전을 해주다보니 감을 잊어버린 지 오래다. 한 번은 운전을 하고 광화문에 나갔다가 혼쭐이 난 적도 있다.

안하면 못하게 되어 있다. 아무리 유명한 성악가라도 몇 년 쉬었다 다시 노래를 부르려면 목이 간질간질한 것이 기침만 나오고 제 성량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세상이 다 인정한 명필이라도 한동안 붓을 놓으면 일필을 가할 수 없게 된다. 쉬었다 공부해 봐라. 머리가 굳은 것을 통감할 것이다.

하던 일을 오랫동안 멈추면 녹이 슬게 되어 있다. 녹이 슬면 기계가 안 돌아가듯, 인생도 녹슬면 삐걱거리고 제대로 안 돌아가게 되어 있다.

휴학계를 오랫동안 내면 졸업도 못하고 자동으로 퇴학처리 되지 않는가? 인생도 모든 방면에 오래 쉬면 뒷전으로 나앉게 되어 있다. 밀려난다는 뜻이다.

그러나 매일 녹슨 기계를 닦고 기름 치고 조이면 기계가 잘 돌아가듯 매일 꾸준히 노력하면 어느 분야에서든 최고가 될 수 있고,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전문가가 무엇인가? 그 일을 오래 하다보면 능숙해지고 그 부분에 박식해진 자를 일컫는 말이 아닌가! 오늘 해야 할 일을 오늘 해라. ‘철마는 달리고 싶다’라고 쓴 휴전선에서 멈춘 기차를 본 적이 있는가? 북한과 협의가 돼도 녹을 제거해야 달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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