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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호 목차 › 내가 체험한 예수

버리는 것을 고쳐 쓰는 게 목사야!

223호 · 2004-06-03

진실로 복음을 전하려는 순수한 열정을 가진 이들을 만나기란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다. 그러나 돈 때문에 사람을 잃어서는 안 된다. 그 한사람으로 말미암아 복음의 문이 닫히고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우크라이나 집회 때의 일이다. 사실 러시아권 통역을 맡고 있는 슬라바 목사는 나에게 참으로 기쁨을 주는 제자다. 그는 고려인 3세로서 전혀 한국말을 몰랐던 사람이다. 오로지 10년 동안 내 비디오테이프만 보며 내 설교만 연구했다고 한다. 해서 내 설교를 러시아어로 통역하는 실력은 발군인데 비해 러시아어를 한국어로 통역하는 수준은 정말 초등학생만도 못하다.

한번은 ‘당뇨병’을 한국어로 통역한다는 것이 그만 ‘설탕병’이라고, 그것도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통역하는 바람에 배꼽을 쥔 일이 있다. 그러나 그는 모스크바 대학에서 장학생으로 공부한 재원이요, 러시아 및 유럽역사를 연도별로 다 기억해낼 만큼 박식하다. 키르기스스탄에서 KGB에 조사를 받으러 갔을 때 나를 심문하던 한 간부는 슬라바 목사의 박식함에 혀를 내두르며 어디서 이런 통역관을 구했냐고 묻기도 했다. 게다가 그는 목회에도 성공하여 목회를 시작한지 2년 반 만에 성도 2천명을 육박하는 드네프로페트롭스크 시 최대 교회를 이루어 놓았다.

또한 내가 주창하고 있는 ‘예수중심세계하나되기운동’에 대한 이해도 누구보다 빠른 것으로 보인다. 나는 사실 세계를 다니며 우리 교회를 세우는데 급급한 사람이 아니다. 난 복음을 전할 뿐이지 내 아성을 쌓을 생각은 전혀 없다. 단지 누구나 예수중심으로 하나 되는 나의 비전에 동의하여 그 깃발 아래 들어오고자 한다면 세계를 복음화 하는데 함께 힘을 합하자는 것뿐이다. 그런데 슬라바 목사는 그런 나의 생각을 말해주지 않았는데도 이미 그 운동의 핵심을 간파하고 드네프로페트롭스크 시의 목회자들을 하나로 만들어놓고 있었다.

오로지 섬기는 자세로 다른 목회자들을 앞세우며 자신은 뒤에서 도와주기만 했다고 한다. 정말 우크라이나 집회를 위해 현지에 도착해보니 1차 집회 때 찾아왔던 모든 목사들을 하나로 만들어 놓고 있었다. 정말 내 속을 시원케 해주는 제자가 아닐 수 없었다. 나는 그런 그를 만날 때마다 나의 목회 경험과 인간과 세계에 대한 통찰들을 전수해주려 애쓴다. 그도 사람인지라 사람을 분별하고 포용하는 삶의 기술에 부족한 면들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세계 다녀보지만 집회를 요청하러 찾아와 이것저것 요구하는 사람들을 보면 천차만별이다. 진실로 복음을 전하려는 순수한 열정을 가진 이들을 만나기란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다. 대부분 젯밥에 눈이 어두운 사람이 많다. 그러다보니 슬라바 목사로서도 그런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할지 난감해하는 듯했다. 난 그럴 때마다 돈 때문에 사람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 한사람으로 말미암아 복음의 문이 닫히고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가룟 유다가 배신할 것을 아시면서도 끝까지 그를 쓰셨다. 나의 진심을 읽고 변화되면 감사한 일이요 그렇지 않아도 버릴 수 없는 것이 목자의 심정인 것이다. 해서 나는 그에게 이렇게 말해주었다. “목사는 버리는 것을 고쳐서 쓰는 게 목사인 게야. 버려진 사람, 망한 것들, 소경, 벙어리, 귀머거리, 가난한 자, 죽은 자 등을 예수 이름으로 고쳐서 주의 백성으로, 주의 신실한 일꾼으로 만들 책무가 우리에게 있다는 것 잊지 말게.”

목회 초기에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믿음, 믿음’ 하며 다가왔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들이 나에게 구한 것은 진정한 믿음이 아니라 물질이요, 돈이었다. 그들 가운데 더러는 깨닫지 못하고 제 갈 길로 가버린 자도 있었지만, 나의 진실을 깨닫고 변화되어 주께 헌신하는 일꾼들로 거듭나는 역사도 있었다. 그들의 변화된 모습을 대할 때면 나는 마치 하나님을 본 듯한 벅찬 기쁨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이 양 떼를 나에게 위임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뜻을 받드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초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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