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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호 목차 › 붕우칼럼

늘 푸른 나무 되어

217호 · 2004-04-21

봄에 피는 꽃 중에 가장 아름다운 꽃을 말하라고 하면 나는 목련을 꼽고 싶다. 그 화사함은 어느 형용사로도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아이보리 빛깔의 꽃이 만개하여 아름다움을 과시할 때는 청초함까지 곁들여 세상 어느 것도 감히 가까이 하지 못하게끔 한다. 그러나 꽃 중에 가장 빨리 지고 추한 꽃도 목련인 것 같다.

탄성으로 입을 채 다물기 전에 꽃이 떨어지고 커다란 꽃잎이 바닥에 뒹구는 것을 보면 아름다움이 언제였나 싶다. 목련은 세상의 아름다움을 설명하기에 적절한 재료인 듯하다. 세상의 아름다움, 육체의 아름다움은 이 목련처럼 아주 잠깐 동안 반짝한다. 그래서 세상의 아름다움은 ‘헛되고 거짓되다’는 성경 말씀에 극히 공감하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는 ‘성형공화국’이란 달갑지 않은 타이틀을 하나 더 가졌다. 외모 지상주의를 지향하는 사람들로 인하여 성형술이 미용술로 전환하고 있다하여 얻은 영예롭지 못한 타이틀이다. 그러나 얼굴에 주름을 제거하고, 조각 같은 인조얼굴을 두고 아름답다 논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진정한 아름다움은 무엇일까? 가끔 산에 오르면서 만나는 아름드리 상록수에게서 위안과 평화를 얻는다. 결코 화려하지 않으나 늘 푸른 나무, 변화무쌍하지 않는 절개가 그 안에 있기에 나는 거기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낀다. 믿음의 심지가 굳건한 사람, 변함이 없는 사람들 속에는 진하진 않으나 은은한 아름다움이 배여 있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결코 화려한 것이 아니다. 당신을 목련이라 부를까, 아니면 상록수라 부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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