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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호 목차 › 붕우칼럼

창작과 비평

216호 · 2004-04-14

콜럼버스가 누가 먼저 계란을 세우는지 내기를 하자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양 밑이 둥근 계란을 세워보려 무진 애를 썼다. 그러나 아무도 계란을 세우지 못했다. 팔짱을 끼고 이를 바라보던 콜럼버스가 계란을 바닥에 쳐 깨뜨린 다음 계란을 세웠다. 그랬더니 주위 사람들이 하는 말이 “나도 저렇게는 할 수 있지. 그걸 누가 못해.”

사람들은 자기능력에 대해서는 과대평가하는 반면 남의 능력이나 지식, 이뤄놓은 과업에 대해서는 인정하기 싫어하고 삭감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많은 자들은 자기도 모르게 비공식적인 비평가, 평론가로 변하고 있다.

남의 능력을 인정할 줄 아는 자가 진정한 능력자며, 남의 공적을 치하할 줄 아는 자에게 명예가 합당한 것이다. 나무에 올라간 자를 흔들면 그 사람만 다치는 것이 아니다. 나무위의 그 사람이 떨어질 때 자신은 압사하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고로 비판은 곧 자충수(自充手)를 두는 격이다.

성경에 비판받지 않으려면 비판하지 말라고 가르치고 있다. 당신이 다른 사람을 저울질하면 그보다 정밀한 저울대로 당신이 저울질 당하게 될 것이다. 평론은 쉽다. 비판도 쉽다. 그러나 창작이나 개척은 어려운 길이다.

가장 어리석은 자는 자신이 무엇을 모르고 있는 지도 모르면서, 나아가 아무 것도 모르면서 남을 헐뜯는 자며, 남이 이뤄놓은 결과에 폄론을 일삼는 자다. 그런 자는 평생 남의 말이나 하다 인생은 빌어먹게 될 것이다. 남 말하지 말고, 남 평가 말고 네 갈 길이나 잘 가라. 남 일에 눈 돌리다 네 앞의 돌부리에 넘어질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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