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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련

205호 · 2004-01-29

아버지와 딸이 숲 속을 산책하다가 고치에서 막 부화하고 있는 나비를 발견했다. 처음 이 신비한 광경을 보게 된 딸이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보기를 원했다. 이에 아버지도 발길을 멈추고 지켜보았다.

고치를 빠져나오는 나비는 한 쪽 날개를 빼내고는 다른 한 쪽 날개를 꺼내기 위해 파닥거리고 있었다. 이것을 본 딸은 안타까운 소리로 아버지에게 말했다. “아버지, 너무 안타까워요. 좀 도와주면 금새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버지도 딸과 같은 마음인지라 조심스럽게 고치에 붙어 있는 날개를 끄집어내 주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그 나비가 곧 죽어버리고 만 것이다. 아버지와 딸은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몰랐다. 나비가 고치에서 부화하는 데는 고통이라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중요한 사실을.

태양만 내리쬐이면 사막이 된다. 비도 오고 태풍도 와야 삶의 낙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시련이 다 나쁜 것은 아니다. 시련은 혹독하나 이를 이기면 최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결과를 알면 과정은 넉넉히 이길 수 있지 않은가!

시련이 인내를 낳고 인내가 소망에 이르게 한다. 모진 바람이 뿌리를 깊게 내리게 하며, 거센 파도가 유능한 해군을 낳는다. 너무 아파하지 말라.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법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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