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頂上)에 서서
만추(晩秋)의 정경을 놓치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산으로 분주하다. 주말을 맞은 산 입구는 입추의 여지가 없이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배낭을 메고 지인들끼리, 가족끼리 등산을 서두르는 모습들이 아름답게 보인다.
산 입구에서 사람들의 발길은 힘차기만 하다. 그러나 점차 산을 오르면서 호흡들이 거칠어지고, 발걸음의 폭도 처음 같지는 않아 보인다. 그리고 점차 사람들의 수가 줄어드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중턱에 오를 즈음에는 사람들이 한산하기까지 했다.
우리 일행이 혼신의 힘을 다해 정상에 올랐을 때 그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으로 다가왔다. 맛보지 않으면 절대 설명되어지지 않는 기분이었다.
정상(頂上). 그것은 정말 난코스며, 힘든 여정일 수 있다. 그러기에 많은 사람들이 정상을 향해 달리나 도중 대개는 포기하고, 대개는 하차하며, 대개는 목적을 잃고 방황하고 만다.
인생의 정상에 오르는 일, 그것은 어쩌면 쓴 대가를 치러야 할 때가 있고, 아픈 경험을 밟고 달려야 하는 길인지 모른다.
정상에 오르는 길을 가파르고, 협곡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정상에 서서 보라. 정상에 서면 앞을 막는 것이 아무 것도 없이 탁 트인 내일이 보이는 것이다. 남이 보지 못하는 곳까지 내다 볼 수 있는 것이다. 하늘이 바로 얼굴 가까이에 다가 선다.
정상(頂上), 그러나 거기는 바람이 더욱 세차게 부는 곳이다. 밟고 있는 땅이 넓지 않아 조심해야 한다. 인생의 정상에 서 있으면 영광에 비례한 바람을 맞게 된다. 모함이 뺨을 갈길 수도 있다. 시기가 다리를 휘청거리게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더욱 정신을 차려야 한다. 잘 못 하면 넘어져 굴러 버릴 수 있다.
인생분포도는 피라미드형이다. 산을 연상하면 된다. 피라미드의 정상은 꼭지점이듯 정상은 만인을 다 포용하지 않는다. 힘쓰고 애쓴 자만이 거할 수 있는 것이다. 정상에 서 보라. 거기에서 멀리 보고 크게 생각하라. 메아리를 불러봐라.
우리는 정상에 서 있다. 그래서 바람이 세차다. 그러나 중심을 바로 잡고 있으면 된다. 든든한 바위를 하나 잡고 있으면 되듯, 예수를 붙들고 있으면 어떠한 것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외롭다고, 바람이 세차다고 정상에 서기를 두려워하지 말자. 정상에 서면 하늘이 가깝다는 것, 그것으로 힘을 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