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역 36주년 축하글 - 내가 본 이초석 목사
물 위에서 바라보는 백조는 고고하고 아름답습니다. 우아하고 평화롭고 기품이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수면 아래에서 보는 백조는 많이 다릅니다. 애처로울 정도로 끝없이 발버둥치고 있습니다.
이것이 목사님을 가까이 뵈면서 든 제 생각입니다. 멋지게 단에서 말씀을 선포하시는 목사님, 카랑카랑 날선 목소리로 귀신을 쫓는 목사님, 늘 우리 교회에는 문제가 없다고 당당하게 말씀하시는 목사님, 낯설고 물선 해외에서도 당당히 사자후를 토하시는 목사님, 다른 나라 지도자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하시는 목사님…. 진짜 멋집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러나 그 아랫면은 어떨까요? 많이 다릅니다. 목사님은 낙타 무릎이 되도록 기도하고, 밤을 하얗게 지새우며 수없는 고민과 번민에 시달리고, 날이 새도록 한 성도의 하소연을 들어주고, 젖몸살이 나도 자녀에게 젖을 물리는 엄마의 심정으로 자신은 쓰러질지언정 성도들을 다 안수하고, 70이 넘은 나이에도 다방면에 공부하고, 거짓말을 못하지는 않지만 안 하려고 입에 재갈을 물고, 자신에게는 한없이 냉정하고….
우리는 이초석 목사님의 멋진 모습만 보고 박수를 보냅니다. 그러나 진정 박수를 받아야 할 부분은 수면 아래 목사님의 모습입니다.
1992년 4월, 학생체육관 집회 마지막 날에 목사님을 처음 뵀습니다. 저에게 목사님은 한 마디로 ‘괴짜’였습니다. 장발에다 흰색 양복을 입고 계단을 두 개씩 뛰어올라 단에 오른 목사님은 의자에 앉자마자 주머니에서 빗을 꺼내서 머리를 빗으셨습니다. ‘헐~~~~’.
그런데 그날 밤, 저는 그 목사님을 통해 성령세례를 받게 됩니다. 모태신앙으로 성령을 체험하지 못한 제가 회개와 함께 성령을 받았고, 바로 이 교회로 적을 옮기게 됩니다. 그리고 감히 감당할 수 없는 문서선교의 일원이 됩니다.
저도 처음에는 목사님의 수면 위 모습만 보였습니다. 당당함이 멋지고, 파워풀함이 멋지고, 8월에 ‘기쁘다 구주 오셨네’를 부르는, 기성교회에서는 볼 수 없는 파격적인 모습이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가까이에서 뵈면 뵐수록 수면 아래에서 몸부림치는 그분의 실상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목사님이 당신의 두 친구, ‘기도와 노력’을 자주 말씀하시는데, 사실 그 두 친구는 수면 아래의 절친들입니다.
목사님은 당신의 수족들도 당신과 같은 삶을 살기 원하십니다. 그래서 ‘대충은 없다’, ‘기도하고 노력해라.’ 하십니다. 그러나 사실 그게 저희에게는 좀 버겁고, 힘듭니다. 마치 뱁새가 황새를 쫓아가야 하는 심정입니다. 가랑이가 찢어질 정도로 힘이 듭니다. 그러나 알고는 있습니다. 우리도 수면 아래의 삶에 집중하면 목사님처럼 가능하다는 것을요.
얼마 전, 목사님께 불만을 토로한 적이 있습니다. 섭섭하다느니, 억울하다느니 했습니다. 그런데 목사님은 제 투정을 ‘그래, 미안하다’, ‘내가 잘못했다’ 하시며 다 받아주셨습니다. 화를 내셔야 당연한데, 되레 미안하다고 하셨습니다. 그것이 저로 하여금 많은 것을 깨닫게 했고, 목사님을 더욱 존경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것 역시 그분의 수면 아래 삶에서 비롯된 것 아닐까요?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생각하며 계속 마음을 넓히셨기 때문일 겁니다.
목회 36년, ‘물 없는 사막이요, 눈 덮인 산야’라며 목사님은 ‘내 걸어온 길’이란 찬양시를 쓰셨지만, 실제로 물 없는 사막과 눈 덮인 산야는 외적인 핍박과 고난이 아니라 내적인, 수면 아래의 당신과의 싸움이었을지 모릅니다. 그 싸움에서 이기셨기에 백조의 고고함이 목사님께 있음을 압니다.
목사님, 성역 36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목사님은 누가 뭐라고 해도 당대 최고의 목사님이십니다. 우리도 목사님처럼 보이지 않는 삶 속에 ‘기도와 노력’이란 두 친구를 절친 삼아 목사님을 닮아가겠습니다.
목사님, 사랑합니다!
신묘수 전도사
jesus5525@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