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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생방송, 문자는 녹화방송

1007호 · 2019-06-16

인생은 일생(一生)이다. 한 번뿐이라는 것이다. 그것도 생방송으로 살아가야 한다. 생방송이라서 역동적이고 흥미진진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생방송이라서 NG가 나면 돌이킬 수 없어 힘든 일이 많이 생긴다는 단점도 있다. 연극은 연습이라도 해보고 하지만, 인생은 연습도 없고 각본도 없는 생방송이라 긴장감 넘치고 스릴이 있지만 때론 안타까울 때도 많다. 인생이 녹화방송이라면 얼마나 여유가 있고 편할까. 잘못 말하거나 잘못 행동한 것이 있으면 편집해서 좋은 것만 보여주면 될 테니까 말이다.

사도 바울의 지혜를 잠깐 엿보자. 고린도후서 1~2장을 보면 바울이 고린도 교인들에게 많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찾아가서 설득해보려 했으나 생각대로 되지 않자 잠시 마게도냐에 다녀오겠다고 하고는 마게도냐로 떠나서 다시 돌아가지 않고 편지로 간곡히 부탁을 한다. 직접 대면하는 생방송보다 껄끄러운 일을 녹화방송인 편지로 다듬어서 간절한 마음과 사랑을 담아 눈물로 호소한다. 그리고 그것이 먹혀서 고린도 교인들이 마음을 열고 바울에게 순종하기로 결정했고, 다시 만나기를 간절히 사모한다는 소식을 디도로부터 듣고 바울은 크게 기뻐하고 감사했다. 생방송보다 녹화편집방송이 더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고후1:23, 고후2:4, 고후7:5~16).

하나님도 인생들에게 직접 대면하시기 전에 사랑의 편지인 성경을 보내셨다. 당신의 본질적인 사랑을 구구절절이 편집해서 보내신 것이다. 그리고 만나주시니 훨씬 편안하실 것이다. 바로 죄악된 인간들을 직면했다면 노아의 때처럼, 소돔과 고모라 때처럼 수없이 쓸어버리실 수 있었으리라.

요즘은 참 좋은 세상이다. 옛날처럼 편지로 오가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불과 몇 분이면 문자로 소통할 수 있다. 생방송보다 좀 더 편안하고 편집 가능하고 여유를 가질 수 있는 문자가 보편적인 세상이니 얼마나 좋은가! 직접 전화하기 전에, 직접 대면하기 전에 차분히 거르고 거른 문자로 상대 마음에 상처 주지 않고 감동 줄 수 있는 글로 사람을 먼저 만난다면 참 지혜로운 처신이라 할 수 있겠다.

불편한 관계라면 문자를 먼저 사용해보자. 사도 바울처럼, 하나님처럼. 야곱이 에서를 대면하기 전에 얍복강가에서 기도하고, 종들의 선물행렬과 처자식들의 행렬을 앞세워 좋은 말을 그의 형인 에서에게 전하여 듣고 나서 대면하니 원수 갚으러 쫓아 나오던 형이 먼저 마음을 열고 야곱을 끌어안게 한 것처럼.

요즘 누구나 쓸 수 있는 문자의 장점을 잘 활용해보자. 문자의 가장 큰 장점은 녹화편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NG가 나도 교정하여 돌이킬 수 있다.

“지혜를 버리지 말라 그가 너를 보호하리라 그를 사랑하라 그가 너를 지키리라 지혜가 제일이다”(잠4:6~7).

이시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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