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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고도 오묘하지만 어려운 하나님의 사랑

903호 · 2017-06-17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나는 할머니와 유학파 인생을 살았다. 그 시절부터 어머니와 함께 살지 못했다. 그래서 오랜 시간 어머니와 가슴 진한 사랑을 나누며 살아보지 못했다. 성경을 읽고 난 후 어머니와의 관계를 회복해보려고 여러 차례 시도해보았지만, 같이 지내자고 해도 싫어하시고 가끔 시간을 내어 계신 곳으로 찾아뵙겠다고 하면 다른 약속이 있다 시며 번번이 퇴짜를 놓으셨다. 이웃도 아니고 원수도 아닌 어머니를 사랑하는 일은 참으로 힘들었다. 그럼에도 성경은 사랑이 첫 번째 계명이라고 압박을 가해온다. 어머니를 사랑하라고? 도대체 뭐지? 이리저리 피하시는 어머니가 싫었고, 가끔은 밉기도 했다.

어머니의 마음 문을 여는 데까지 참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이제는 이틀에 한 번씩 전화를 주고받으며 “내가 너 때문에 산다. 고맙다, 딸아.” 라는 말을 수시로 하신다. 어머니를 사랑하는 것도 이토록 어려웠는데 어머니가 아닌 이웃을 내 몸처럼 어찌 사랑할 수 있다는 말인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수도 없이 주님께 질문하면서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기도 중에 주님께서 더 어려운 답을 알려주셨다. 우리를 피로 구원하신 주님의 사랑은 나와 내 이웃뿐만이 아니라 원수까지도 사랑할 수 있게 하신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천은 힘들 때가 많다. 지금도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에게 불만의 시선을 보내고 나와 다른 사람에게는 비판의 잣대를 들이댄다. 매일 강의를 하며 만나는 학생들에게 사랑으로 대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말을 잘 듣지 않는 학생들에게 사랑으로 다가가기가 힘들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나의 영혼과 육신을 흠뻑 적시면 정말 좋으련만 말처럼 쉽지가 않다. 또 한 가지 어려운 점은 기도를 하면서 나 스스로를 의인으로 착각하게 된다는 점이다. 기도를 했으니까, 기도를 하니까 그렇게 기도하며 살 수 있는 것조차도 주님의 은혜와 사랑임을 깨닫고 살아야 할 텐데, 모든 공로를 내 기도 덕분으로 돌리면서 바리새인의 삶을 살아가기도 한다. 마치 의인이라도 된 것처럼.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많은 분들을 지켜보면 예수님의 모습이 보인다. 언제쯤이면 그분들처럼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며 사랑할 수 없는 사랑을 하며 살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주님은 오늘도 우리에게 많은 숙제를 내주신다. 성경의 말씀을 통하여 들려주시는 말씀이 날마다 축복의 말씀이면 좋겠는데 온 마음과 뜻을 다하여도 감당할 수 없는 숙제가 더 많다. 그렇게 어렵고 힘든 좁은 문으로 들어왔지만, 거뜬히 주님 만나는 곳까지 다다를 수 있음 또한 주님의 사랑임을 새삼 되새겨본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빌2:5).

오자유

lovelyacto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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