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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일은 숨기는 게 지혜다

903호 · 2017-06-17

지혜도 보호하는 것이 되고 돈도 보호하는 것이 되나

지식이 더욱 아름다움은 지혜는 지혜 얻은 자의 생명을 보존함이니라 (전도서 7:12)

6년 만에 다시 만난 슬라바(Slava) 목사는 예전의 젊고 활기차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동안에 겪은 많은 어려움이 고스란히 얼굴에 묻어있는 듯했다. 공항에서 만나 함께 시내로 들어오면서 그간의 사정을 청취하신 목사님은 왜 슬라바 목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파악하셨다. 쉽게 말해서 교회가 사회적 정의실현을 위해 앞장서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생각에 현 정부와 맞서다가 정치적인 탄압을 받고 있는 것이었다. 즉 종교적 핍박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지혜 없이 정치에 관여하다가 교회 전체가 혹독한 고통을 받은 것이다.

목사님은 슬라바 목사에게 조언할 내용을 글로 정리하시면서 이야기를 시작하셨다.

“목사는 절대 정치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 예수님도, 그의 제자들도 정치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오직 영혼구원을 위해 복음을 전하는 일에만 주력했다. 잘 나가던 주의 종들이 정치 쪽으로 휩쓸리다가 넘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람이 생각하는 정의와 하나님의 생각은 다르다. 우리는 오직 하나님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고 판단해야 한다. 힘 있는 자에게 맞서봐야 나만 다칠 뿐이다. 오히려 그들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권세자는 어쨌든 하나님이 세우신 거다. 그들을 위해 기도하여 평안한 신앙생활을 추구하라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다(딤전2:2). 권력자를 의지하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활용하라는 말이다. 지혜가 제일이다. 지혜로운 자는 사람을 얻는다. 10명의 동지보다 1명의 적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전쟁의 승리를 위해서는 적과도 동침하라 하지 않던가.”

슬라바 목사는 연신 핸드폰에 기록하며 경청했고, 사모 이리나(Irina)는 ‘처음 듣는 말이다. 모든 고정관념이 깨진다’며 놀라워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목사님이 벨라루스라는 듣도 보도 못한 나라에 오게 된 것이, 더군다나 그동안 모든 해외집회 일정을 잠정 보류하시고 건강관리에 집중하시던 중에 이곳까지 오게 된 것이 하나님께서 슬라바 목사를 살리시기 위한 계획임을 알 수 있었다.

슬라바 목사는 목사님의 초청도 비밀리에 진행해야 할 만큼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런 그가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목사님 오시기를 간청한 데는 그만한 그 나름의 절박한 이유가 분명 있었으리라. 살아있는 권력이 옥죄는데 목사 아니라 그 누구라도 당해낼 재간이 있겠는가. 사방이 꽉 막힌 난제에 힘들어하는 종을 하나님께서는 돌아보시고 목사님을 보내 깨닫게 하시는 시간이었다.

목사님은 첫 설교부터 예전에 사지가 마비되었던 간증으로 심금을 울렸다.

“어느 날 자고 일어났는데 온몸이 굳어 꼼짝할 수 없었습니다. 내 힘과 능력도 소용없었습니다. 사랑하는 아내도, 그 어떤 친구도 나를 구원할 수 없었습니다. 그 순간에 돈이 무슨 소용이며, 명예니 권력이니 다 무슨 소용입니까. 내 몸이 굳어 꼼짝을 할 수 없는데 말입니다. 나는 오직 나를 구원하실 이는 예수 그리스도 한 분임을 믿고 간절히 회개하며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어떤 소리도 낼 수 없었습니다. 영안이 열리며 수많은 귀신 졸개들이 내 사지를 붙잡아 누르고 있고 내 앞에는 귀신 대장이 저벅저벅 나를 향해 걸어오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나는 더욱 간절히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나를 살려주시면 이 한 목숨 바쳐 평생 주를 위해 충성하겠노라고 말입니다. 그러는 중에 조금씩 목이 트이며 ‘예, 예, 예 … 예수 … 예수!!!’ 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그러자 내 사지를 잡고 있던 귀신들과 귀신 대장이 떠나가고 내 몸이 풀리며 정상을 찾아 오늘날 전 세계를 돌며 예수 그리스도만이 우리의 구원자임을 선포하고 다니고 있습니다.”

목사님은 가는 곳마다 이 간증으로 복음의 문을 여신다. 1년 만에 다시 해외집회에 나와 감회가 새롭다는 목사님은 역시 이 간증으로 하나님의 사역을 시작하시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간증을 듣고 있던 슬라바 목사의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도 뇌출혈로 쓰러져 반신마비가 왔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목사님은 슬라바 목사에게 말했다.

“우리는 이미 죽었다 다시 산 사람이다. 어디 다른 데로 갈 수도 없다. 하나님께 올인하는 삶뿐이다. 우리 힘을 합해 이 벨라루스 뿐 아니라 구소련 15개국 전체를 복음화 하는데 앞장서자.”

목사님은 민스크 시의 중앙광장 앞에 서서 두 슬라바 목사와 함께 기도하셨다. 이곳에서 대집회를 열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자고 역설하셨다.

슬라바 목사는 목사님을 볼 때마다 감사하여 어쩔 줄을 몰랐다. 그동안 교회창립행사 때마다 많은 집회와 세미나가 열렸지만 이번 25주년 집회와 세미나가 가장 은혜로웠고, 역사적인 사건이라며 심히 기뻐했다.

모든 집회를 마치고 슬라바 목사와 성도들은 목사님을 위해 합심으로 기도해주었다. 그리고 리더들만 모인 자리로 목사님을 초청하여 비록 짧지만 교회성장에 필요한 교육을 받았다. 또 저녁식사 자리에서도 목회경영의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정말 슬라바 목사로서는 하나님으로부터 알찬 선물을 아주 엑기스로 받고 있는 셈이었다. 우리가 하나님을 진실로 사랑하기만 하면 우리가 부족한 지혜도, 능력도, 그 무엇이라도 채워주시는 하나님, 그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린다.

한은택 전도사

henry88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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