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도 다시 한 번
하나님을 향한 천성 길을 바라보며 살지만, 크리스천이라면 누구나 가끔씩 시험에 들 때가 있다. 예수님을 따라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 라고 매주 주님께 기도를 드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험에 빠질 때가 있다. 돌이켜보면, 크고 작은 시험을 통과하는 것은 대나무 마디가 하나씩 커 올라가는 것처럼 스스로 성장하는 시간인 것 같다.
나 역시 최근에 시험에 빠져 냉담의 시간을 보냈었다. 겨우내 속으로만 끙끙 앓고 있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뱉어낸 나의 말들이 선의로 주의 일을 하고 있는 몇몇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혼자서 꽁해 있던 지난 시간동안 나는 참 많은 생각과 서운함에 화가 나기도 하고, 눈물이 나기도 하고, 잠을 못자기도 했었다. 이제야 생각해보면 별 것 아닌 사소한 일이지만 시험에 들어 방황하는 동안에는 세상 어느 것보다 중요한 것이 없을 정도로 나를 사로잡았다. 그리고 나는 제풀에 화가 나서 삐뚤어지는 아이처럼 심통을 부리며 다녔다. 주일예배에 빠지기도 하고, 이제 교회에 가지 않을 거라며 말도 되지 않는 고집을 부리기도 했었다. (그래봐야 더 서럽고 속상한 것은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며 후회하고 회개한 시간이었다.)
어느 날, 고집불통에 못난 아이처럼 심술만 부리고 있는 나에게 위로의 메시지가 찾아왔다. “엄마와 아빠가 밉다고 부모님을 바꿀 수 있느냐? 네가 속이 상해도 있어야 할 곳은 여기고, 네가 서럽다고 떼를 써도 위로받을 곳은 여기뿐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지난겨울 내내 꽁꽁 얼어있던 내 마음이 봄볕에 눈이 녹아내리듯이 사르르 풀렸다. ‘그래, 엄마 아빠가 내 맘에 들지 않는다고 부모님을 바꿀 수 없는 것처럼, 나는 이미 하나님의 사람이고,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여기, 예수중심인데…. 내가 미쳤지. 가기는 어디를 가겠는가?’
오랜 시간 시험에 들어 허덕거리던 나는 그 말씀 한마디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그리고 새 마음 새 뜻으로 그 어느 때보다 즐겁게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새 날을 살고 있다.
‘미워도 다시 한 번’이라는 말이 있다. 살다보면 억울하고 분하고 밉고 싫은 순간이 시시각각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리고 우리는 미약한 인간인지라 주님의 품 안에서도 인간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시험에 들고는 한다. 그 때 기억해야 할 것이 ‘미워도 다시 한 번’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더럽고 치사하다고 뛰쳐나가봐야 더 서럽고 불쌍하게 되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그 상황이 싫고 그 사람이 미워도 다시 한 번 생각하고 기도해보자.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이고 우리가 있어야 할 곳은 여기, 예수중심이다. 가끔씩 찾아오는 시험의 순간, 그 서러움들은 우리를 위로하고 덮어주실 주님의 손길을 예비하는 징조일지도 모른다. 서러움의 시간이 지나면 기쁨과 은혜로 충만한 위로의 시간이 언제나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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