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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은 바람의 실상

895호 · 2017-04-22

이십 여 년 전, 당뇨라는 지병이 생겼다. 건강의 소중함을 몰랐기에 당연히 몸에서 이상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많이 맛난 것을 찾아먹고 더욱 열심히 운동을 하면서 환자라는 생각 없이 십여 년을 살았다. 합병증이 무섭다는 당뇨였음에도 ‘합병증이 뭐야?’라는 기고만장한 자세로 살았다.

어느 날 문득 산책을 하는데 눈에 날파리가 윙윙거리며 따라다녔다. 그러려니 하다가 안과를 찾았다. 망막변성의 초기증상이라고 망막응고술이라는 레이저 수술을 무려 열여덟 번을 받았다. 그건 눈이 실명되어가는 징조였다. 그래도, 아니 그런 척 씩씩하게 하루 수 시간 근무를 하면서 눈의 소중함은 잊고 살려고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급기야 앞이 뿌옇게 흐려오고 사물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가 되기 시작하면서 덜컥 겁이 났다. 실명의 위기를 겪은 어느 목사님의 글이 기억났다. 나는 그분처럼 못 살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죽기로 작정했고 죽을 수 있는 장소를 물색하기도 했다.

절망의 끝에서 주님의 인도하심 따라 찾아간 의사 선생님께서 지극정성으로 양쪽 유리체 수술을 해주셨고, 덕분에 위기의 상황이 끝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끊임없이 찾아오는 녹내장과 백내장 등 눈질환은 쉴 틈 없이 나를 몰아쳤다. 얼마 전 또 시력이 급격히 떨어져서 망막 단층 촬영을 하고 난 후 나는 또 한 번 절망의 늪에 빠져들었다. 망막천공의 위험이 나타난 것이다.

‘아~!! 주님, 저 어떻게 해요.’ 울면서 수일을 기도했고 목사님을 비롯한 믿음의 식구들이 눈물로 함께 애통하며 기도해주셨다. ‘그래, 악한 마귀야.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라는 마음과 주님은 나를 절대로 눈먼 고아로 두시지 않으실 것이라는 믿음의 줄을 놓지 않았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 눈에 있었지만, 주님께 기도하며 하고 싶은 것은 끝내 다하면서 살았다. 미국 대륙횡단의 꿈을 이루기 위해 미국도 다녀오고, 일본의 벚꽃은 얼마나 예쁜지 직접 내 눈으로 확인하려고 일본도 다녀왔다. 그리고 말레이시아에 선교를 나간 친구를 격려, 응원하기 위해 쿠알라룸푸르도 다녀왔다. 어느 곳을 가던지 매일 아침마다 간구의 기도 줄은 놓치지 않았다. 그간 하나님은 2명 남은 학원에 기적을 일으켜 죽어가던 사업장을 일으키셨다. 내 사업터와 내 가족에게 시시각각 기적과 은혜를 베푸신 하나님을 믿어 의심치 않았기에 ‘아~ 주님은 절대 나의 눈을 앗아가시지 않겠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다. 책장 위의 글이 흐릿하고 잘 보이지 않았지만, 더욱 열심히 학생들을 가르치고 그들에게 더욱 간절히 내 모든 것을 전달해주면서 살았다.

주님은 내 삶에 또 한 번의 기적을 보여주셨다. 2개월마다 있는 정기검진을 지난주에 다녀왔다. 촬영결과를 한참 들여다보던 의사 선생님께서 고개를 갸우뚱갸우뚱 하신다. 선생님께서 언제 끊어질지 몰랐던 이전의 망막 사진과 그날 촬영한 망막 사진을 비교하면서 보여주셨다. 움푹 파여서 곧 끊어질 것 같았던 망막주위에 도톰하게 신경과 근육이 차올라 메워져 있었다. “와! 신기하다.”라는 가족들과 의사 선생님의 반응에 “주님의 은혜와 의사 선생님의 지극하신 보살핌 덕분입니다.”라고 말씀을 드렸다. 나보다 더 기뻐하시는 선생님과 가족들을 보면서 주님의 살아계심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주님께서는 절대 나의 시력을 앗아가지 않으실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앞이 안보여 걸을 수 없는 순간에도 주님의 사랑을 기억하려고 애를 썼었다.

그분께서 당하신 고난은 우리 육신의 건강과 부요와 평안을 위하여 우리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임을 알기에 감사함으로 자녀의 권세를 누리며 오늘도 당당하게 주어진 인생의 길을 걸어가려고 한다. 주님, 모든 감사와 영광을 주님께 드립니다. 주님 진실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오자유

lovelyacto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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