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박스
꼼짝마! 조작할 수 없는 결정적 증거로 우겨대는 자에게 입을 닫게 만드는 묘한 매력의 기계가 블랙박스다. 무척이나 자세히도, 너무 정확하게 음성까지 기록으로 남아 위압적인 자세로 큰소리치는 자의 위세 앞에서 어찌할 바 모르는 연약한 자들의 구세주가 아닌가? 자동차 블랙박스에 찍혔는데 발뺌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우리 인간에게도 이러한 블랙박스가 내재되어있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지으실 때 심어놓으신 양심이 블랙박스이다. 자체 탑재된 이 양심의 블랙박스는 나 아닌 나의 항변에 양심이 증거가 되어 그 생각들이 서로 혹은 송사하며 혹은 변명하여 그 마음에 새긴 율법의 행위를 나타낸다(롬2:15).
그러기에 자신을 책하지 않는 담대함을 가지려면 스스로에게 엄청나게 정직해야 할 의무가 따른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선한 양심을 주셨지만 인간의 내면에는 이기심, 욕망, 감정이 공존하기에 양심이 변질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양심을 지킨다’는 말처럼 방해요소들로부터 우리의 양심을 지켜내기 위해 정직함을 구성하는 핵심요소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가지려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정직함의 상식적인 대답은 ‘거짓말을 하지 않음’일 것이다. 하지만 이는 정직에 관한 매우 협소한 의미이며 충분조건이 아니다. 정직한 사람의 특징을 살펴보면 첫째, 타인을 조종하지 않고 가식적인 것을 싫어하며 둘째, 공정하고 준법적이며 셋째, 부와 사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청렴함이며 넷째, 자신이 특별히 우월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따라서 약자라 하더라도 특별히 하대하지 않는다.
이러한 요소는 인간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우리의 신앙생활에 있어서 한 사람의 착한 인격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관계의 영향력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심오한 영적생활의 열매는 언제나 선한 인격이고 그것은 모든 사람들을 사랑으로 품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관계로 나아가는 지름길이 되기 때문이다(마5:16).
이 정직함이 자기 양심에 알려졌고 자신으로 더불어 증거하고 있기에 사도바울도 하나님과 사람을 대하여 항상 양심에 거리낌이 없기를 힘쓴다고 고백한다(행24:16). 성경은 선한 양심, 착한 양심, 깨끗한 양심을 가지라고 명령한다. 이를 위해 보혈의 공로를 힘입으며 육신의 소욕을 이기는 기도의 습관은 필수항목이다.
결국 하나님이 나에게 주실 복과 나의 영광, 그리고 나를 향한 선한 뜻을 빼앗기는 이유는 바로 자기 자신 때문이 아닌가?
“여호와의 성산에 오를 자 누구며 그 거룩한 곳에 설 자가 누군고 곧 손이 깨끗하며 마음이 청결하며 뜻을 허탄한 데 두지 아니하며 거짓 맹세치 아니하는 자로다...”
(시24:3~5).
신기류 목사abba7777@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