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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와 기회

835호 · 2016-02-26

지난 2015년은 매우 바쁜 한해였다. 늘 하는 일과 공부에 덧붙여 개인적인 대사를 앞둔 한해여서 더 바쁜 시간임에도 내가 끝까지 놓지 않았던 것은 소논문 투고

(제출)이였다. 다른 박사 수료생들은 1년에 1편 낼까 말까한 논문이지만, ‘그들은 그들이요, 나는 나다.’라는 생각으로 나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3편의 논문을 제출했었다. 하지만 이 땅의 수많은 박사(수료생)들이 매년 쏟아내는 것들이 논문인지라 내 논문이 크게 빛을 발하거나 그 공을 인정받기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그저 ‘열심히 살았다’라는 스스로의 만족으로 충분한, 별 것 아닌 일이었다.

얼마 전, 우연히 학교 게시판에서 ‘2015년 박사수료생 우수논문 및 학술장려금 추천 신청’이라는 공지를 보았다. 신청기한이 하루 지난 상황이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화를 걸었더니 기한이 연장되었다고 하였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자기추천서를 제출하였고, 1차와 2차 심사 결과, 우수논문으로 선정되었다. 정말이지 주님께 영광이다. 그동안 응원해주신 주변 지인들에게 기쁜 소식을 돌리며 문득 몇 가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첫 번째는 나와 항상 동행하신 예수님에 대한 깨달음이었다. 지난 해, 결혼 준비와 사관학교 강의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가운데에도 예비 학자로서 학업의 끈을 놓지 않았던 내 노력의 시간들을 주님께서는 지켜보고 계셨던 것이다. 힘든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주님의 인도하심이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두 번째 깨달음은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온다.’던 목사님의 말씀이었다. 만약 내가 이런 저런 바쁘다는 핑계로 논문을 쓰지 않고, 실적을 만들지 않았다면 이런 기쁨의 시간이 찾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상을 바라고 논문을 투고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언덕을 오르는 거북이의 심정으로 묵묵히 걸었던 시간들이 있었고,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힘써 일하는 시간들이 있었기에 갑작스레 찾아온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것이 준비임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

마지막 깨달음은 끝까지 ‘포기하면 안 된다.’라는 사실이다. 만약 내가 공지만 보고 포기했다면 상은 다른 곳으로 갔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포기하지 않고 전화를 걸어 놓칠 뻔했던 기회를 잡았다. ‘두드리면 열릴 것이요, 찾으면 찾으리라.’던 하나님의 말씀이 내 삶 가운데에서 실현된 것이다.

지금 나는 단거리 경주를 막 끝내고, 장거리 마라톤의 시작점에 서있다. 암담하고 막막한 이 시점에 ‘우수논문 선정’은 하나님이 나에게 주시는 선물이자 나와 동행하고 계시다는 따뜻한 응답이었다. 이 모든 상황을 주님께 감사드린다.

전훈지

ppj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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