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검절약은 미덕이다
IMF 구제금융 위기를 벗어난 지 겨우 10여 년이 지난 이 시점에 나라 빚이 세계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시절을 살고 있다. 언론에서는 연일 경기가 침체되고 내수가 활성화되지 않으며 미래 경제는 불확실하다고 떠들어댄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우리가 이런 각박한 시기를 살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자녀들에게 ‘절약만이 살 길’이라는 것을 일깨워야 한다.
수업이 끝난 후 교실을 청소하다보면, 멀쩡한 지우개와 연필, 샤프, 볼펜을 놓고 가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새 것이나 다름없는 공책과 책도 두고 간다. 어떨 때는 옷과 가방까지도 버려두고 간다. 두고 간 물건을 행여나 찾을까 보관을 해두지만, 다음 시간에 자기 물건을 챙겨가는 아이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필요하면 다시 사면 그만이다. 잊어버린 물건 따위에 관심이 없다. 가정교육의 부재인지, 아님 넉넉한 환경 때문인지, 자기 물건에 대한 애착도 없고 아까운 것도 모른다.
내 지인의 구두를 우연히 볼 일이 있었다. 신발 밑창이 다 헤어졌는데 그 위에다 비닐 장판을 오려 붙여서 신고 다니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넥타이 모서리가 다 헤어져 낡았는데도 버리지 않는다. 비오는 날만 아니면, 신발은 발에 맞아 오히려 신기가 편하다며, 갖고 싶은 것과 필요한 것을 사다보면 끝도 없다고 정색을 했었다. 궁색해보이기까지 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나?’라고 속으로 비웃었다. 그런 지지리 궁상 같은 ‘티끌모아 태산’이 삶의 현장에서 과연 어떻게 이루어질지 회의를 갖고 그를 지켜보았다. 몇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그 지인은 수억 원을 모았다.
지인의 근검절약하던 모습은 이후, 나에게 거울이 되었다. 먹지도 않는 음식이 가득 들어 있던 냉장고가 단출해졌고, 장롱에 가득 들어있던 옷들을 정리하며 필요한 곳 이외에는 일체의 지출을 삼가는 절약모드의 삶을 살았다. 그리고 몇 달 후 통장을 열어보니, 수백만 원의 잔고가 고스란히 보관되어 있었다.
절약하는 삶을 실천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고, 그리 오랜 시간이 들지 않아도 열매가 되어 우리에게 기쁨을 선물한다. 지금부터라도 자녀의 책가방을 정리하고 연필 한 자루, 지우개 하나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부모가 되어보자.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데, 어린 시절 절약의 삶이 우리 자녀를 풍성한 곳으로 이끌어줄 것이라 믿는다.
오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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