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글씨 크기 보통16
791호 목차 › 선교기행

고인물은 썩는다

791호 · 2015-04-24

지난 2009년 이후 6년 만에 다시 찾은 필리핀(Philippines) 세부(Cebu). 이번에는 서울과 인천 교회 네 분의 장로님들과 동행하는 여정이었다. 밤 비행기로 출발하여 막탄(Mactan) 세부 공항에 도착하니 새벽 1시다. 유상진 목사와 마닐라(Manila)에서 온 신민호 목사의 영접을 받고 숙소에 도착하니 새벽 2시가 넘었다. 비행시간이 짧고 시차가 없다 해도 모두가 잠자리에 들어야 할 늦은 시간임은 분명했다. 체크인을 마치자 목사님은 우리 일행을 모두 불러 모았다. 이미 영업이 끝나 불이 꺼진 호텔 식당 구석에 자리를 잡고 먼저 하나님께 도착 보고를 드렸다. 어디를 가든지 먼저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며 시작하는 것은 목사님과 동행하며 늘 목도하는 일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는 곳마다 단을 쌓고 먼저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며 하나님의 인도하심 속에 형통했던 역사는 오늘의 크리스천에게도 동일한 모범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튿날, 장로님들과 함께 집회 장소를 찾아 준비상황을 돌아보았다. 젊은 일꾼들이 모여 바닥을 물청소하고 의자를 나르는 등 준비가 한창이었다. 목사님은 그들을 격려하시며 ‘비록 현재 삶이 가난하다고 꿈마저 가난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하셨다. 꿈과 믿음을 키워 필리핀의 미래를 짊어질 인재들로 성장해가길 바라며, 게임이나 오락, 연애 등으로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부지런히 공부하여 내일을 준비하는 젊은이가 될 것을 촉구하셨다. ‘오늘의 계란을 먹어치우지 말고 내일의 닭을 키우라’는 말씀에 모인 젊은이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목사님은 작업을 마친 젊은이들을 모아놓고 무엇을 먹고 싶은지 물으셨다. 머뭇머뭇하던 중 한 청년이 ‘치킨’이라고 외치자 모두 입을 모아 치킨을 원한다고 말했다. 목사님은 즉시 장로님들에게 당장 가서 치킨을 사다주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음식이 도착하자 목사님은 젊은이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여러분들이 나에게 치킨을 먹고 싶다고 하기로 내가 장로님들에게 사다주라고 했더니 지금 여러분들 앞에 치킨이 와있는 것을 보지요? 바로 우리가 하나님 아버지께 원하는 것을 구하면 하나님께서 천군천사에 명하여, 사람들을 들어서 여러분의 소원을 이루어주십니다. 이것이 놀라운 비밀입니다.”

목사님은 점심식사 후, 저녁집회를 위한 기도에 앞서 잠시 휴식을 취하던 중 한 꿈을 구셨다고 했다. 큰 호수와 작은 호수가 보이는데 그 물이 모두 썩어있었다. 진땀을 흘리며 혼자 그 물을 모두 퍼내니 생수가 솟기 시작했다. 큰 호수는 필리핀이었고, 작은 호수는 세부였다. 이미 퍼낸 물은 걸러서 맑게 하라는 음성이 들렸다. 깨보니 꿈이었다.

하나님께서 목사님을 필리핀으로 보내신 뜻이 분명해졌다. 1950년대만 해도 아시아의 용으로 불리며 우리가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할 때는 기술지원을 할 만큼 잘나가던 때가 있었다. 스페인(Spain)의 오랜 식민통치 아래 가톨릭을 국교로 받아들여 하나님을 잘 섬기던 나라가 마리아를 섬기며 우상단지를 만들어놓고 그릇된 신앙에 빠져 썩어버린 것이다. 멕시코(Mexico)를 비롯한 남미국가들처럼 이미 가톨릭을 통해 하나님을 알고 있는 그들이기에 지금까지 고착되어버린 썩은 신앙을 걷어내고 성령으로 말미암는 대혁신이 이루어진다면, 생수, 곧 필리핀의 젊은 영혼들을 통하여 새로운 역사가 나타날 것임을 보여주신 것이라 하겠다. 이에 목사님은 3자 통역(영어, 세부어)으로 진행된 첫날 집회를 통하여 기독교 신앙의 핵심과 그 원칙을 자세히 가르치셨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말미암지 않고는 그 누구도 하나님의 나라에 갈 수 없습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우리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우리의 구원자이시며, 우리를 영원한 천국까지 데려가실 인도자이십니다. 여러분들은 가톨릭을 통하여 오랜 기간 동안 하나님을 알고 있다고 하지만, 고인 물이 썩듯 고착되고 타성에 젖어버린 썩은 신앙으로 이 나라는 우상을 숭배하고 정치는 부패하여 후진성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썩은 신앙을 걷어내야 합니다. 그리하여 하늘로부터 오는 생수, 곧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을 회복해야 합니다. 하나님 자녀의 권세를 회복해야 합니다. 혁신이 없이는 결코 미래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30도가 훌쩍 넘는 무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목사님은 정말 혼신을 다하여 탄식하는 성령의 음성으로 외치고 또 외치셨다. 바로 잃어버린 양 필리핀을 향하여 통탄하시는 성령의 애타는 탄식이었다.

(다음주에 계속)

한은택 전도사

791호 다른 글

커버스토리
Text 주일설교
지혜의 말씀
귀를 기울이세요
Cartoon
붕우칼럼
세상을 보는 창
교단소식
객원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