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을 기념하며
곳곳에 꽃망울이 터지는 시점에 축복의 날, 부활절이 있다. 이런 복된 나날 속에서 유독 머리를 맴도는 성경구절이 있다. “보라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나니 이전 것은 기억되거나 마음에 생각나지 아니할 것이라”(사65:17). 어찌나 감사한 말씀인지 생각할수록 기쁨의 눈물이 절로 흘러내리는 요즘이다. 그 이유는 둘도 없는 내 친구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함께 신앙생활을 시작한 친구가 있다. 지난 추석, 서울시청광장에서 열렸던 평화통일 기도성회에 참석한 이후로 그 친구는 간간이 주일예배는 물론 신년축복성회와 금요예배에도 가끔 참석을 했었다. 나는 ‘때가 되면 친구의 마음이 주님께 열릴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그 어떤 권유나 강권을 하지 않은 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친구는 매주일 아침이면 으레 교회가기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되었고, 우리는 자연스레 함께 주일예배를 드리기 시작하였다.
친구에게 구원의 확신이 있는지, 천국에 갈 것을 믿고 있는지, 성령은 받았는지 물어보고 싶은 게 참 많았지만 난 여전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한숨을 섞으며 이런 말을 하였다. “아, 내가 조금만 더 일찍 하나님을 믿었으면… 지난 시간들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을 텐데… 속상하네.” 나는 그 말에 내심 기쁘면서도 정말 놀랐다. 친구의 표정에서 진실로 간절한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기뻐해야 할 순간이었지만, 지난 시간을 반추(反芻)하며 자책하는 친구를 빨리 위로해야 했다. 그러나 난 적당한 위로의 말을 찾지 못한 채, 다만 친구의 손을 꼭 잡고 앞으로의 시간에 더욱 힘쓰면 될 것이라며 얼버무리고 말았다.
친구의 자책에 알맞은 위로를 하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으로 귀가하던 중, 문득 예수님의 부활의 사건이 떠올랐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3일 만에 부활하셨다! 그로 인해 우리는 죄에서 자유를 얻게 되었다. 예수님의 부활로 우리는 정결케 되었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우리도 이 세상의 삶을 다하게 되면, 주님을 따라 천국으로 향할 것이다. 이것보다 기쁜 일이 어디 있을까! 이것보다 큰 축복이 어디 있을까! 그런데 이 기쁜 소식을 지금이라도 알게 되었으니 복 중의 복이 아닐까. 평생 듣지 못하는 이도 있고, 들어도 깨닫는 은혜를 받지 못해 이를 기피하는 이도 수두룩한데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은혜의 때를 맞은 친구가 복된 자일진대 후회는 가당치 않은 것이 아닐까.
돌아오는 부활주일에 난 꼭 친구에게 이 기쁨의 말씀을 전하리라 다짐해본다. 지금, 그 친구와 나에게 가장 필요한 말씀이자 가슴 속 깊이 새겨야 할 말씀은 바로 이것이다. “너희는 이전 일을 기억하지 말며 옛날 일을 생각하지 말라.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 너희가 그것을 알지 못하겠느냐 반드시 내가 광야에 길을 사막에 강을 내리니”(사43:18~19).
예수님의 부활을 진심으로 기뻐하고 감사드립니다. 할렐루야!
전훈지
ppjee@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