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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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8호 목차 › 귀를 기울이세요

귀를 기울이세요

788호 · 2015-04-03

제가 증권회사에서 근무하던 시절의

일입니다.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터라 창구에서 고객이 요청하는

자잘한 업무들을 처리하는 일을

배우던 시기였는데, 하루는 한 남자

손님이 아직 제가 완벽하게 숙달하지

못한 일을 요구하는 겁니다. 저는

어떻게든 제가 배운 대로 이것저것

눌러 보면서 업무 처리를 해드리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지요. 간단한

업무 처리가 늦어지자 화가 난 그

손님은 제 앞에서 소리를 지르고 욕을

하며 진상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옆에 있던 여직원들과 안에

계시던 지점장님까지 출동하셔서

손님의 마음을 풀어드렸습니다. 정말

쥐구멍에라도 들어가 숨고 싶은

순간이었습니다. 제 자신의 무능함에

대한 자책감과 서러움이 겹치니까

눈물까지 나더군요.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리곤 합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잘못하고 무능해서 욕을

먹고 수치와 부끄러움을 당해도 나는

그렇게 화가 나고 견디기 힘든데,

하물며 전능하신 만왕의 왕이시며

아무 죄도 없으신 그 분이 핍박과

조롱과 멸시를 당하시고 십자가에

달리셨을 때의 그 괴로움과 슬픔을

어찌 감히 다 헤아릴 수 있을까?’

주의 종이 된 지금도 때로는 혈기도

부리고, 날마다 마음으로, 또 입술로

범죄하는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사람, 십자가에 나의 못난 자아를

죽이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신혁주 전도사

blessedmi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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