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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8호 목차 › 객원컬럼

술 마시는 크리스천

788호 · 2015-04-03

몇 달 전, 회사 임원들과의 저녁 식사가 있었다. 늘 그렇듯 그 자리엔 술이 빠지지 않았다. 내 주변 사람들은 내가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걸 알고 아예 주지 않지만, 그날은 처음 보는 분들도 있어서 내 잔에 술을 따라 주려 하셨다. 나는 조용히 거절을 했다.

교회 밖에서 크리스천들이 가장 자주 받는 유혹은 아마도 술이 아닐까 싶다. 때론 권유로 때론 협박에 가깝게 그 유혹은 찾아온다. 그럴 때마다 “저는 크리스천이라서 술을 안 마십니다.”라고 말하는데 그 후에 이어지는 말들은 신기하게도 항상 똑같다. “나도 교회 다니는데?”, “내가 아는 크리스천들은 다 마시던데?”, “성경에 술 마시지 말라는 구절은 없잖아”

우리 교회 성도님들은 안 그러시겠지만, 내가 교회 밖에서 만난 크리스천들은 백이면 구십구가 다 그랬다. 술 한잔 마시는 거, 그냥 보면 별 거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거절하는 데는 큰 가치가 숨겨져 있다.

잠시 이야기를 돌려보자.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금연이나 금주를 계획하곤 한다. 그러나 남자들 중에선 성공한 사람을 본적이 거의 없다. 하지만 여자들 중에선 칼로 무 자르듯이 단번에 그 모든 것을 끊는 경우를 종종 봤다. 광고라는 업종 때문인지 회사엔 여자 흡연자와 애주가들이 꽤 많은데, 그녀들이 그렇게 좋아하던 술과 담배 그리고 커피까지 하루 아침에 끊은 것이었다. 남자보다 의지가 강해서도 유별나게 독해서도 아니었다. 임신을 했기 때문이었다.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먹고 싶은 거 맘대로 먹었던 그녀들이 자신의 몸이 자신의 것만이 아니라 아이가 함께 있다는 걸 알자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사람이 바뀌었다. 몸에 좋은 것을 찾아 먹고 좋은 생각을 하고 조심조심 걷고 바쁜 시간 쪼개 요가까지 다니고.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다른 게 기적이 아니라 바로 이런 것이 기적이라고 생각했다.

크리스천이 술과 담배 그리고 음란을 끊어버리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도바울의 말처럼 우리가 하나님의 성전이고, 하나님의 성령이 우리 안에 거하시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크고 작은 죄악을 멀리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성전을 더럽히지 않기 위해 하나님의 성전을 거룩하게 지키기 위해 술 한잔도 조용히 거절하는 것이다. 내 몸이 이제는 내 것만이 아니요, 하나님의 성전임을 그렇게 조용히 시인하는 것이다.

사랑한다고 말을 하는 건쉽다. 하지만 진짜 사랑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나타난다. 아이를 가진 여자가 변화하는 것처럼. 상대방이 싫어하는 것을 최대한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처럼.

“저는 하나님을 사랑합니다.” “저는 예수님을 믿습니다.” 이렇게 말만 하는 건 너무 쉬운 신앙이다. 진짜 하나님을 사랑한다면, 그 사랑을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먼저, 하나님의 성전인 나 자신을 거룩하고 깨끗하게 만드는 것부터 보여줘 보자. 그런 우리들에게 하나님이 어찌 축복을 하지 않을 수 있을까.

신은혜

dopal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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