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먼저 ‘우리’를 생각하라
지구 반대편 남미의 날씨가 늘 더웠던 기억밖에 없어서 겨울이라는 이 선교사의 말이 신기하게 들렸는데, 막상 와보니 모두가 두꺼운 점퍼나 스웨터를 입고 있는 모습이 낯설기만 하다. 우리에겐 약간 선선한 기운이 저들에게는 뼛속까지 차가운 날씨라니 말이다.
파라과이(Paraguay) 엔까르나시온(En-carnacion)으로 가는 길은 두 가지 루트가 있다. 먼저 수도 아순시온(Asuncion)에 내려 차로 6시간을 달리는 루트와 아르헨티나(Argentina)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Buenos Aires)에서 국내선으로 갈아타고 뽀사다스(Posadas)까지 가서 차로 국경을 넘는 루트다. 2002년 첫 집회 때를 제외하고는 늘 두 번째 루트를 따랐다. 그러다보니 뽀사다스를 자주 찾게 된다. 지난 2003년, 처음 뽀사다스 집회를 했을 때만 해도 루벤(Ruben)목사 부부와 공항에서 작별한 후, 목사님은 “이제 저들과 헤어지면 천국에 가서나 만나겠지.”라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인간의 일이란 알 수가 없어서 그 후 이 선교사가 파라과이에 교회를 개척하게 되고, 우리가 거의 매년 가다시피 하니 역시 그들 부부도 거의 매년 만나고 있다. 그곳에 갈 때면 꼭 그들 집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움직이게 되는데, 늘 하나님의 종을 대접하고 그 가정이 복을 받는 모습을 보게 된다.
긴 여정에 지친데다 또한 시차를 잘 조절해야 하는 관계로 우리는 바로 파라과이로 건너가 좀 쉬려했지만, 루벤 목사는 성도들을 교회에 모아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목사님은 그럴 때마다 아무리 피곤해도 거부할 수 없다고 말씀하신다.
“내가 전에 LA에서 설교를 가볍게 여기다 눈이 터진 적이 있다. 그 때 한번 두드려 맞은 이후로 설교해달라는 곳이 있으면 도저히 마다할 수가 없다. 난 하나님의 종 아닌가.”
평일 오전 시간임에도 많은 성도들이 모여 있었다. 목사님은 ‘우리’의 철학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하셨다.
“나만을 생각하는 신앙은 어린 신앙입니다. 장성한 자는 나보다 먼저 우리를 생각해야 합니다. 나보다 우리 가족, 나보다 우리 직장, 우리 사회, 우리나라, 우리 교회를 먼저 생각하는 자세 말입니다. 국가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해줄까 기다리는 자세가 아니라 내가 먼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까 고민하는 자세, 내가 가정을 위해 무엇을 할까, 내가 직장에서 무엇을 할까, 내가 먼저 하나님을 위해 무엇을 할까 생각하는 자세, 바로 나보다 먼저 우리를 생각하는 우리 철학, 우리 사상을 가져야 합니다. 그것이 장성한 신앙인의 자세입니다.”
기록적인 폭우가 3일간 계속되었다고 한다. 국경을 통과하는 다리에서 보이는 파라나(Parana) 강은 온통 붉은 황토 빛이었다. 국경 통과시간이 길어지는 중에 목사님은 차 안에서 이 선교사에게 도시 청소운동을 전개하자고 제안하셨다.
“내가 키르기스스탄(Kyrgyzstan)에서도 ‘자미르’라는 국영 텔레콤 부회장에게 제안했던 것인데, 정권이 바뀌고 그가 미국으로 망명하여 무산된 적이 있었다. 교회가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데 이는 국가의 의식개혁을 위해, 국가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좋은 일이고, 교회를 알리는데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예전에 한국에서 YMCA가 했던 일이고, 우리의 새마을 운동은 좋은 모범사례가 아닌가. 우리 교회가 한번 이 일에 앞장서보자. 반드시 이 나라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게 될 것이다.”
이 선교사는 매주 월요일 청소운동을 전개할 테니 목사님이 앞장 서 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당장 빗자루와 쓰레받기 200개를 주문하였다.
이튿날에는 TV방송 설교가 계획되었다. 지난 2010년 방문 때 국영TV 방송설교가 큰 반향을 일으켜 재방송까지 한 사례가 있을 만큼 방송의 위력이 크다는 것을 잘 알기에 목사님은 사활을 걸고 임할 테니 철저히 준비하라고 지시하셨다.
(다음 주에 계속)
한은택 전도사
henry8829@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