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성을 탈피하는 길은 오직 교육이다
지금으로부터 3년 전, 멕시코(Mexico) 치아파스(Chiapas) 주의 두메산골 야할론(Yajalon)이라는 인디언마을에 갔을 때의 일이다. 해발 2천m가 넘는 산들이 첩첩으로 둘러싸인 이 마을은 가는 길도 험난했지만 찌는 듯한 무더위에 선풍기조차 없는 숙소에서 실신할 듯 악몽 같던 기억이 여전히 남아있다.
시장에 나가보니 전형적인 멕시코 인디언들의 장이 열리고 있었고, 모든 생활 자체가 느릿느릿한 게 급할 것이 전혀 없어, 마치 21세기의 문명세계와는 전혀 동떨어진 별세계 같았다. 활주로에서 기념비적인 부흥집회를 진행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었지만, 그곳을 떠나며 든 하나의 단상이 있다.
정말 아득하다는 생각뿐이었다. 목사님이 집회를 통하여 사자후를 토하며 전한 영적 비밀들, 그리고 세미나를 통하여 비지땀을 흘리며 가르친 지혜의 말씀들을 그들이 얼마나 이해하고 받아들였을까? 가톨릭을 등에 업은 군부세력에 많은 인명이 살상되는 아픈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산 속에 틀어박힌 채, 자신들만의 공동체를 지키려는 고착된 폐쇄성이 그 무엇보다 하나님 앞에 견고한 진이 되고 있었다. 물론 예수 이름 앞에 더러운 귀신이 떠나며 각색 질병이 고침 받는 기사와 표적을 직접 목격한 마당에 작은 균열이라도 생겨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제대로 뿌리내리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었지만, 정말 아득하다는 느낌뿐이었다.
그런데 그 순간 그 야할론의 영상과 오버랩 되듯 조선말 이 나라에 처음 선교의 발을 내딛은 미국 선교사들의 심정이 깊은 공감으로 다가왔다. 그들이 이미 수명을 다한 이상주의적 유학의 틀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한 채, 변화하는 세계를 조금도 눈치 채지 못하고 있는 조선의 민중들을 바라보며 아득해했을 심정 말이다. 그러나 비록 우리가 오늘 뿌리고 간 씨가 과연 발아할 수 있을지 매우 의심스럽지만, 이 대한민국이 선교 100년의 세월 속에 눈부신 고속성장을 이루어낸 오늘을 되돌아볼 때, 하나님이 어떤 역사를 이루어가실지 속단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며, 여전히 우리는 우리가 다녀간 흔적이 남아 이 땅에 하나님의 새로운 역사가 써지기를 희망했다.
그렇다. 교육이었다. 이 나라가 오랜 수면에서 깨어나 아시아를 선도하며 세계열강의 틈바구니에서 어깨를 드밀 수 있게 된 것은 전쟁과 폐허의 고통 속에서도 그들의 빈곤한 유산을 결코 자손들에게까지 물려줄 수는 없다는 우리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들의 뼈를 깎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들은 못 먹고 못 입고 멸시천대를 받을지언정, 자녀들만은 남부럽지 않은 교육을 받게 하여 입신양명의 길로 인도하겠다는 눈물겨운 노력 말이다.
우리는 지난주일 영상예배에서 파라과이(Paraguay) 중앙TV 방송을 통하여 파라과이 국민들에게 교육 제일주의를 거듭 강조하시던 목사님의 음성을 기억할 것이다. 우리는 또다시 파라과이 땅을 밟으며 여전히 가난과 무지 속에 있는 그 백성들을 향하여 교육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그러한 노력들은 반드시 때가 되면 놀라운 역사로 나타나리라 확신한다.
그런데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우리가 그동안 선진지식의 수요자에서 공급자의 위치로 상승했다고 해도 우리에게 교육이란 화두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이다. 한 사회를 이루어가는 토대에는 단지 기술적인 지식만이 다는 아니다. 우리는 그동안 경제성장에 올인하며 선진지식의 습득에 열과 성을 다해왔고, 그 눈부신 성과로 인해 세계가 주목하는 나라가 되었다. 즉 먹고 살만하게는 되었는데, 급성장을 하다 보니 고른 영양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기형적인 균열들이 도처에서 발견되고, 그 부작용으로 많은 후진적 인재(人災)들이 발생하고 있다. 작금의 세월호 사건이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처럼 말이다.
진실로 이 사회가 그런 후진적 의식들을 몰아내고 올바로 성장해가기 위해서는 모든 구성원이 기본과 원칙에 바로 설 수 있는 교육이 절실함을 느낀다. 물론 선진국들이 수백 년에 걸쳐 일군 기초를 반세기만에 다 이룬다는 것은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우리는 그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멈추지 말아야 한다. 공정하고 투명하고 안전한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모두가 힘을 합해야 한다. 그리고 그 시작은 무엇보다 교육이다.
한은택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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