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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기울이세요
712호 · 2013-10-18
일본의 작은 마을에 백은 선생이라는
노인이 있었습니다. 그는 마을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청렴한 수행자였습니다.
그 이웃에는 예쁜 외동딸을 둔 두부 장수
부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딸의
배가 점점 불러 오는 것을 발견한 부부는
노발대발하며 아기 아빠가 누구인지
딸을 다그쳤습니다. 울기만 하던 딸은
‘백은’이라는 두 글자를 더듬거렸고,
부부는 백은에게 달려가 한바탕 난동을
부렸습니다. 노인은 그저 “일이 그렇게
되었군요.”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
이렇다 할 변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딸이
아이를 낳자 부부는 노인에게 아이를
보냈습니다. 이 소문이 퍼지자 백은
선생의 명성은 땅바닥에 떨어졌고,
마을 사람들은 그에게 돌을 던지고 욕을
했습니다. 그러나 노인은 아랑곳없이
젖동냥을 다니며 아이를 정성껏
키웠습니다. 몇 년 뒤, 딸은 사실 아이의
아버지가 어시장에서 일하는
청년이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딸의
고백을 들은 두부 장수 부부는 그 길로
노인을 찾아가 백배사죄하며 용서를
구했습니다. 노인은 담담한 표정으로
아이를 돌려주면서 혼잣말처럼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이 그렇게 되었군요.”
사람의 깊이는 그가 고난과 연단
가운데 있을 때 비로소 드러나게
됩니다. 살면서 받게 되는 크고 작은
자극들 가운데서, 나의 마음은 얕은
개울처럼 요동치고 있습니까, 아니면
깊은 바다처럼 잠잠합니까?
신재식 전도사
blessedmic@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