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삼가는 버릇을 들여야…
황희 정승은 널리 알려진 우리나라의 훌륭한 인물 중의 한 사람이다. 그와 관련된 일화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는 ‘파랑새’ 이야기이다.
어느 날, 황희 정승이 잠이 들기 전, 부인에게 ‘한 쪽 귀에서 파랑새 한 마리가 뽀로롱 날아갔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자 그 말을 부인이 딸에게 전하고, 곧 소문으로 쫙 퍼진다. 얼마 후에 당시 임금인 세종이 그 사실을 확인 차 물어본다. ‘정승의 귀에서 파랑새 여러 마리가 정말 튀어나온 것이 맞느냐’고 말이다. 황희는 ‘말의 퍼짐이 얼마나 빠른지를 시험해보기 위한 것이었다’며 세종에게 큰 깨달음을 준다.
요 며칠 사이, 주변 사람들에게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런데 우연하게도 그들 대다수가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하는 말인즉슨, ‘내 이야기가 이상하게 돈다’는 것이다. 사소한 행동이 큰 실수로 바뀌거나, 가지도 않았고 하지도 않은 일을 했다거나, 심지어 없는 애인이 생겼다거나 등등. 떠도는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
잠언 18장 8절에 ‘남의 말은 별식과 같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가?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남의 말을 하고, 남의 흉을 보고, 말을 만들어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인터넷 ‘댓글’이다.
정치인, 운동선수, 연예인 할 것 없이 각종 기사의 댓글들은 근거 없는 말들과 비방으로 넘쳐난다. 그러나 어찌 보면 쓰레기와 다를 바 없는 그 댓글들이 당사자에게는 큰 상처가 된다. 그래서 그들 중에는 우울증이나 대인기피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들도 있었다.
한번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가 없다. 쏟은 물을 다시 담을 수 없고, 하늘로 날리는 깃털을 다시 모으기란 쉽지 않은 법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세 치 혀로 쉽게 말하고 쉽게 전하고 쉽게 옮긴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내가 흩뿌리고 다닌 말들이 결국 부메랑처럼 나에게로 돌아온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친구들의 고민을 들으면서, 끝없이 올라오는 악성 댓글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말을 함부로 내뱉고 있지는 않은가?
나를 돌아보았다.
가장 가볍고 쉽게 내뱉을 수 있는 말들을 가장 무겁고 진중하게 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누군가 나의 말을 전해 듣고 상처받지 않도록, 그리고 그 말이 다시 나에게 돌아와도 부끄럽지 않게끔 말이다. 나는, 그리고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로 항상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너희 말을 항상 은혜 가운데서 소금으로 맛을 냄과 같이 하라 그리하면 각 사람에게 마땅히 대답할 것을 알리라”(골4:6).
전훈지
ppjee@hanmail.net
